땅집고

"헐크도 아닌데"…아파트 벽에 손가락 대니 구멍이 뽕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2.01.05 13:39 수정 2022.01.05 14:05
[땅집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세 10억짜리 1년차 신축 아파트에서 곰팡이를 닦다가 실수로 손가락으로 벽을 뚫었다는 황당한 사연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블라인드 캡처


[땅집고] “1년 차 신축 아파트 베란다에 곰팡이가 피길래 걸레로 닦다가 벽을 뚫어버렸네요. 힘도 안 줬는데 손가락에 벽이 뚫렸어요.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골판지로 만들었는지….”

최근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현대 힐스테이트 건설 공법 좀 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손가락을 넣어보니 안에 1㎝ 가량이 비어 있었다”면서 “세탁기 돌릴 때마다 세제가 벽에 스며들고 창문에는 물이 비오듯 떨어졌다. 벽에 기대다가 무너질까봐 무서워서 못 살겠다”며 했다.

그는 “이 아파트는 서울에서 100m 떨어진 위치에 있으며, 전용 84㎡ 실거래가가 11억원에 달한다”고 썼다. 해당 아파트가 있는 구체적인 지역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땅집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세탁실 벽에 곰팡이가 슨 사진. 작성자는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세제가 벽에 스며들며 곰팡이가 번지고 있다고 했다./블라인드 캡처


이에 네티즌 반응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게시글에 일부 네티즌들은 ‘11억원 짜리 골판지 아파트’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직장인들은 “작성자가 철사장(거친 모랫바닥에 손가락을 찔러 넣는 수련)을 단련한 게 아니냐”, “늑대가 후 불면 날아가겠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브랜드든 아니든 간에 답이 없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현대건설 재직자라고 주장하는 한 이용자는 댓글을 통해 “물 쓰는 공간인데 저렇게 건식 마감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수도꼭지 배관 마감은 미장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땅집고] 게시글에 달린 댓글 반응. /블라인드 캡처


반면 이는 구조로 사용하는 벽이 아니라 가벽(임시벽)처럼 석고보드로 만든 벽이라 안전에 문제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현대건설 재직자라고 밝힌 또 다른 이용자는 “발코니는 단열재로만 마감할 수 없기 때문에 시멘트 보드(CRC보드)와 일체식으로 건식 마감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 단열재가 떨어져 나갔거나 일부러 따로 처리했을 수 있다”며 “곰팡이가 올라온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온도관리, 환기 등을 꾸준히 하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땅집고 통화에서 “우선 구조상에 문제는 절대 없다”고 밝혔다. 통상 세탁실은 필요에 의해 만드는 공간이라서 가벽으로 특정 공간을 나눠서 만드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문제가 생겨도 건물 구조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는 것.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부 자재에 문제가 있어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 수 있고, AS 센터를 통하면 바로 수리해준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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