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아파트 분양시장에 최근 적신호가 켜졌다.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단지가 증가하고, 수도권에서는 미계약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 분양된 대구·경북 등 지방 아파트 단지에서 무더기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14~16일에 청약한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 3차’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358가구 청약에서 1, 2순위까지 모두 85명만 신청해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같은 기간에 청약받은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두류 중흥S-클래스 센텀포레’와 동구 효목동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도 2순위까지 모두 미달됐다. 지난달 13~15일 분양한 경북 포항시 남구 ‘남포항 태왕아너스’와 8~10일에 청약을 받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A2블록과 A4블록도 마찬가지다.
다른 지방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21~22일 청약한 울산 울주군 덕하지구 ‘뉴시티 에일린의 뜰 2차’는(967가구) 7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이 최종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달 청약에 나선 경남 사천시 정동면 ‘사천 엘크루 센텀포레’, 전북 익산시 춘포면 ‘익산 더반포레’, 전남 구례군 ‘구례 트루엘 센텀포레’ 등도 최종 미달됐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707개 단지 가운데 미달이 발생한 단지는 총 117곳으로 전체의 16.5%에 달했다. 작년 3분기(8.8%)때는 569개 청약 단지 가운데 50개가 미달돼 청약 미달 단지 비중이 2배가량 커진 것이다.
서울·수도권은 여전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미계약 사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GS건설이 지난해 11월에 분양한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자이더스타’는 당시 1순위 청약에서 1533가구 모집에 2만156명이 몰리며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당첨자 정당 계약에서 35%가량인 530여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계약 포기자의 다수가 청약 부적격자지만 일부는 신용대출 문제로 계약금 마련이 어려워 계약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도 일부 하락 전환되는 등 상승세가 꺾이면서 지역에 따라 청약 심리도 주춤해지는 모습”이라며 “올해 인기 지역에는 청약이 쏠리고 비인기지역이나 고분양가 단지는 외면받는 옥석 가리기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