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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악' 될 만하네…망신살 제대로 뻗친 北 105층 호텔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1.05 03:27

[땅집고] 최고 105층, 객실 3000실 규모의 북한 평양시 '류경호텔'이 2021년 최악의 건물로 꼽혔다. /조선DB


[땅집고] 북한 평양직할시에 있는 ‘류경호텔’이 2021년 최악의 건물로 꼽혔다. 최고 105층으로 객실 3000실짜리 호텔인데, 착공 후 30년 넘도록 모든 방이 텅텅 빈 유령 건물로 방치돼있다는 이유다.

지난달 25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세계 최악의 하얀 코끼리(The world's WORST white elephant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류경호텔을 소개했다. ‘하얀 코끼리’란 당초 지역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유지비가 터무니 없이 많이 들고 실용성이 낮아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건물을 뜻한다. 태국의 왕이 고대 동남아시아에서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던 하얀 코끼리를 키웠다가 막상 큰 비용이 들자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코끼리를 떠넘겼다는 설화에서 유래한 용어다.

[땅집고] 북한 경제위기로 외부 골조만 마감한 채 방치돼 있었던 2004년 '류경호텔'.


1987년 착공한 ‘류경호텔’은 지하 4층~지상 최고 105층, 높이 330m로 북한 최고층 건물이다. 세로로 길쭉한 피라미드 형태며 객실 3000개를 포함한다. 착공 때만 해도 서울 63빌딩(1985년 준공·264m)보다 68m나 높게 짓는 건물로 주목받았다. 북한이 남한과 체제 경쟁 일환으로 류경호텔 건축을 결심한 것. 당초 북한을 비롯해 사회주의 체제 국가의 청년·학생들이 참가하는 세계청년학생출전이 개최하는 1989년에 맞춰 완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북한이 착공 5년 만인 1992년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사업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프랑스 시공사가 설계 및 골조건축을 맡았는데, 북한이 경제난으로 공사대금을 치르지 못하자 외부 골조공사만 마친 공정률 60% 수준에서 철수해버린 것. 이후 북한은 2008년에야 이집트 통신회사인 오라스콤의 투자를 받아 공사를 재개, 2011년 외벽공사까지 완료했다. 하지만 착공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내장공사는 마무리를 못한 상황이다. 숙박이 불가능해 당초 용도인 호텔로 사용하지 못한다.

[땅집고] 북한은 내부 공사가 덜 끝난 '류경호텔'을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선DB


현재 북한은 ‘류경호텔’을 체제 선전용 간판 정도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2018년 호텔 외벽에 LED조명을 설치하고 인공기와 선전 문구를 담은 조명쇼를 상영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위기가 아니더라도 ‘류경호텔’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객실 3000실 규모인데, 이는 북한 연간 서양인 관광객 수와 맞먹을 정도로 과하다는 것.

[땅집고] '류경호텔' 최상층 전망대가 내장 공사가 덜 된 상태로 방치돼있다.


[땅집고] 전문가들은 '류경호텔'이 애초에 북한의 관광객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지은 건물이라고 지적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메일은 “북한이 ‘류경호텔’을 완공하려면 북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20억달러(2조3740억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매몰비용을 감당 못해 철거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류경호텔’은 영원히 ‘완공 예정’인 건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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