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공공임대주택은 아파트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한옥도 있었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을 통해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아파트나 빌라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한옥 임대주택’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서울시가 SH공사를 통해 공급하는 ‘서울 공공한옥’이 주인공이다.
29일 SH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시가 보유한 종로구 계동과 원서동 한옥 2채에 대한 입주자 모집에 들어갔다. 두 주택 모두 서울에서 한옥 밀집도가 가장 높은 북촌 한옥마을에 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3호선 안국역으로, 걸어서 각각 10분 정도 걸린다.
계동 한옥은 단층 주택이다. 대지면적 75.15㎡, 연면적 29.63㎡다. 침실 1개와 누마루, 주방, 화장실이 있어 1~2인가구 거주용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원서동 한옥은 규모가 좀 더 크며 일종의 공유주택이다. 대지면적 139.9㎡, 연면적 192.25㎡에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다. 지상 1층에는 침실 4개와 화장실 3개, 공유주방이 있다. 지하 1층에는 공유주방·홀 등 커뮤니티 공간과 세탁실을 배치했다. 원서동 한옥의 경우 개인이 단독으로 청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동체 주택’으로 지은 한옥이어서 최소 3인, 최대 4인이 팀을 꾸려 신청해야 한다. 팀원들과 함께 입주신청서, 공동체 활동계획 등 서류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임대료는 얼마나 될까. SH가 책정한 연 사용료는 ▲계동 한옥 324만원 ▲원서동 한옥 899만원이다. 월세로 따져보면 각각 27만원, 74만원 정도다. 관리비는 따로 내야 한다. 입주자모집공고에는 “한옥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계절간 온도 차가 클 수 있으며, 생활 방식에 따라 동일 전용면적의 공공주택 대비 높은 냉난방비가 발생할 수 있음”이라는 문구가 있다.
한옥 임대주택 모집공고를 접한 네티즌들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한옥도 임대(주택)가 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신기하다”, “한옥을 진짜 좋아하는데, 정말 눈 돌아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색적인 임대주택에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북촌 한옥마을 주민들은 여러 불편한 점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파트보다 냉난방 등 단열이 취약한 점, 한옥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 탓에 소음이나 사생활 침해 피해가 발생하는 점, 주차장이 부족해 고질적인 주차난을 겪고 있는 점 등이다.
공공한옥 공급을 담당하는 SH 관계자는 땅집고 통화에서 “공공한옥의 경우 아파트나 빌라보다 서울시 보유 물량이 절대적으로 적어 정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임대주택은 아니다. 즉 ‘체험형’ 수준”이라며 “신축이라 낡은 한옥보다 생활은 편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가스·수도·전기 등 관리비는 같은 면적 대비 아파트보다 더 나올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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