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아파트] ‘힐스테이트 초월역’ 34평 5.5억 고분양가 논란
[땅집고] 최근 서울·수도권 핵심 지역 집값이 폭등하면서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 광주시 초월읍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힐스테이트 초월역’ 아파트를 분양한다. 이달 28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복선전철 경강선 초월역을 이용하면 수도권 대표 업무지구로 꼽히는 서울 강남과 성남 판교까지 출퇴근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비규제지역이라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다는 것도 장점이다. 추첨제(85㎡ 이하 60%·85 초과㎡ 100%) 물량을 포함해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청약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초월역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비 역세권이다. 최근 수도권에 분양하는 아파트치고는 가격 경쟁력이 거의 없기도 하다.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가 5억5000만원 안팎으로, 초월읍 일대 브랜드 아파트 시세와 별 차이가 없다.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빌라가 밀집한 광주 일대 산자락에 짓는 아파트라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 편인데, 향후 주변 인프라 개발 계획이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초월역까지 걸어서 20분…차량은 상습 정체 심해
‘힐스테이트 초월역’은 두 개 단지다. ▲1블록 지하 3층~지상 20층, 8개동, 591가구 ▲2블록 지하 3층~지상 20층, 7개동, 506가구다. 두 단지를 합해 총 1097가구 규모다. 2024년 6월 입주 예정이다.
건설사 측은 분양 홈페이지에서 ‘가까이 위치한 경강선 초월역, 수도권 쾌속 광역교통망’이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경강선 초월역을 이용하면 신분당선이 지나는 성남 판교역까지 네 정거장으로 판교·강남업무지구까지 출퇴근 하기 편리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힐스테이트 초월역’에서 실제 초월역까지는 걸어서 20분쯤 걸린다. 현재 광주시를 지나는 전철이 경강선 하나뿐이라 역에서 가까울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힐스테이트 초월역’은 입주 후에도 지역 대장주 자리에 오를 가능성은 낮다.
자동차로 서울·판교로 출퇴근하는 예비청약자라면 교통체증을 감수해야 한다. 국도3호선을 이용해야 하는데 초월IC와 태전IC 구간는 상습 정체 구간으로 유명하다.
■산자락 빌라촌 입지…코앞엔 시멘트공장
‘힐스테이트 초월역’은 용마봉 산자락 빌라촌에 짓는다.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단지 주변에 계획된 개발 사업도 현재로선 없다. 추가 인프라 개발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단지 주변에 공장이 있어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예비청약자도 적지 않다. 시멘트공장과 목재가공 공장이 직선거리로 각각 400~500m 정도 떨어져 있다. 단지로 통하는 대부분 도로가 자동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데, 레미콘이나 화물차가 공장을 수시로 드나든다. 분진이 심해 지금도 도롯가에 물을 뿌려두고 있다. 이 아파트에 입주하한 자녀는 도곡초교·초월중을 배정받는데, 등하굣길로 대형 차량이 통행하기 때문에 입주 후에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34평 5억5000만원으로 주변 시세와 별 차이 없어
‘힐스테이트 초월역’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해 시세 차익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형별 분양가는 1단지 ▲59㎡ 3억3130만~3억7960만원 ▲74㎡ 4억2000만~4억7980만원 ▲84㎡ 4억9180만~5억5120만원, 2단지 ▲64㎡ 3억5390만~4억350만원 ▲74㎡ 4억2980만~4억7290만원 ▲84㎡ 4억7560만~5억4330만원 ▲101㎡ 5억9467만~6억5220만원이다. ‘힐스테이트 초월역’처럼 초월역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려 입지가 비슷하면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달고 있는 ‘초월e편한세상’ 84㎡ 12층이 지난 10월 5억4000만원에 팔렸는데, ‘힐스테이트 초월역’ 같은 층 분양가는 5억4040만원으로 더 비싸다.
분양가격이 비싼 이유는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축비를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광주시 일대에 분양한 아파트와 비교해도 건축비가 1억원 이상 비싸다는 것.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초월역’ 84㎡A 최고층 분양가는 대지비 1억3120만원에 건축비 4억4808만원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GS건설이 지난 10월 분양한 ‘오포자이오브제’는 대지비 1억8200만원에 건축비 3억1890만원, 지난 1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광주행정타운아이파크’는 대지비 1억8885만원에 건축비 3억4114만원이었다. 즉 현대엔지니어링이 책정한 건축비가 1억~1억2000만원 정도 비싸다. 이 때문에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선 “건설사가 황당할 정도로 건축비를 높게 책정한 것 같다”, “‘힐스테이트’는 ‘자이’나 ‘아이파크’와 달리 집 안에 금이라도 발라주냐”는 등 불만이 나온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가 들어서는 초월읍이 비규제지역이라 정부의 분양가상한제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관리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건축비가 비교적 높게 책정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은 마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광주시가 비규제지역이라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기 때문에 단기 투자가 몰릴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오포더샵센트럴포레’ 84㎡는 2019년 4억3000만~4억6000만원 선에 분양했는데, 지난 8월 분양권이 6억4492만원에 팔렸다. 분양가 대비 웃돈이 2억원 정도 붙어 거래된 것.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는 6억4700만~8억12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땅집고 자문단은 “광주시 일대에서 입지가 떨어지는 아파트이지만 강남이나 판교로 출퇴근하는 실수요자나 분양권 투자를 노리는 투자자라면 청약해볼만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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