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현 정부 들어 집값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공급물량 부족이나 매수심리 등이 아닌 ‘금리’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이 24일 발행한 국토 이슈리포트 50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가격 변동 영향 요인과 기여도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국가승인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지수에 대한 분석 결과 이 기간 집값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원인은 ‘실질 CD 금리’로 46.7%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전월 주택가격(26.4%)’, ‘실질 제조업 생산지수(24.1%)’, ‘전체 주택 준공물량(2.1%)’, ‘세대 수(0.7%)’의 순이었다. 민간통계인 KB 지수에 대한 분석 결과도 유사했다. 실질 CD 금리가 49.8%로 가장 컸고 이어 ‘전월 주택가격(32.9%)’, ‘실질 제조업 생산지수(13.5%)’, ‘전체 주택 준공물량(2.0%)’, ‘세대 수(1.8%)’ 순이었다.
연구원은 분석 기간 주택가격과 금리 간의 관계를 검토한 결과 2019년 7월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저금리 기조로 구조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2019년 7월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 1개월 만에 전격 인하한 달이다. 당시 한은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타격을 입는 등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자 연 1.75%이던 기준금리를 1.50%로 낮췄으며 이후에도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금융시장이 저금리 기조로 구조 전환된 전과 후를 비교하면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에 미친 영향이 더 극적으로 드러난다.
부동산원 지수 분석 기준으로 실질 CD 금리의 집값 상승 기여도는 구조전환 전(2017년5월~2019년7월)에는 14.2%에 불과했으나 구조전환 후(2019년7월~2021년5월)에는 34.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월주택 가격 역시 5.0%에서 30.2%로 기여도가 높아졌으나 절대값에 있어서는 금리보다 기여도가 낮았다.
실물경기를 반영하는 실질 제조업 생산지수는 구조전환 전 63.4%로 가장 큰 기여도를 보였으나 구조전환 후에는 25.6%로 기여도가 축소됐다.
KB 지수에 대한 금리 기조 구조전환 전후의 비교 분석에도 비슷한 패턴이 확인됐다.
반면 최근 집값 상승 원인으로 지목됐던 공급부족 요인(준공물량)이나 1인가구 증가(세대 수) 등 수요 증가 요인은 금리 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에 기여한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태리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변화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소비자물가지수에 주택매매가격 정보를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금리, 국내 실물경기, 주택공급, 가구수 등 5가지로 선정하고 이들 요인이 실제 집값 상승에 미친 영향을 '샤플리 분해' 기법으로 분석했다. 분석 기간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통계 사용이 가능한 가장 최근 시점인 올해 5월까지로 설정했다.
다만 최근 이와 결이 다른 분석을 내놓은 연구도 있다. 민간 연구기관인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앞서 지난 14일 주택시장 전망 발표회에서 최근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을 공급부족으로 지목하면서 정부의 주택 수요·공급 예측 방식이 잘못됐고 주장했다. 주산연은 지난 10년간 주택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금리 변화나 경제성장률보다도 수급지수가 주택가격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박기람 땅집고 기자 ki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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