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천장이 와르르…매일 목숨 걸고 사는 여의도 아파트 주민들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1.12.22 07:08 수정 2021.12.22 10:44
[땅집고]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내 한 가정에서 베란다 천장 콘크리트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입주민 제공


[땅집고] “만약 사람 머리 위로 떨어졌으면 어쩔 뻔했어요. 매일매일 아찔하고 불안합니다. 건물이 낡아서 사고는 계속 나고, 미리 대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막막합니다.”(여의도 한양 아파트 주민 A씨)

최근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한 가구에서 천장이 일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식된 콘크리트 조각이 발코니로 떨어진 것. 이른 오전 사건이 발생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한양아파트 주민 A씨는 “만약 빨래라도 하려고 발코니에 사람이 있었다면 시멘트 조각이 그대로 머리 위로 떨어져 큰 사고가 났을 것”이라면서 “단지가 오래되다 보니 시멘트가 삭아 내벽이 갈라진 집이 부지기수”라고 했다.

한양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사고가 발생한 집에 대해 전문업체를 불러 천장을 보수하기로 했다. 건물 노후화로 인해 일어난 사고라도 집 안에서 벌어졌다면 본인 책임이다. 통상 개인 공간인 집 안에서 천장재 탈락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개인이 직접 보수해야 한다. 그러나 아파트 복도나 도로 등 공용공간의 경우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해 단지 차원에서 처리해야 한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고는 단지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준공 47년차 초고령 아파트로 총 588가구다. 건물이 낡다보니 곳곳에서 싱크홀·가스누출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노후 하수관으로 인해 단지 내 상가 부근에 싱크홀(지반 침하)이 올해에만 5차례 발생했다. 박원실 한양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오래된 아파트여서 싱크홀·누전·가스 누출 등 문제가 많은데 사고를 미리 알고 피할 수도 없으니, 주민들 불안이 크다”며 “이러다 사람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양아파트는 재건축을 빨리 추진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신청해 대상지로 선정됐다.

[땅집고]우리나라 최고령 단지인 여의도 시범아파트에서도 최근 복도 천장 콘크리트가 무너졌다. /입주민 제공


한양아파트뿐 아니다. 여의도 일대 다른 노후 아파트도 오래된 시멘트 덩어리가 떨어지는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지난 9월 복도 천장에서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입주민이 크게 다칠 뻔했다. 24동 1584가구 규모의 시범아파트는 준공 51년차를 맞은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이 아파트도 신통기획을 신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막는 동안 서울 곳곳의 노후주택에서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신통기획에 속도를 내 건물 노후화에 따른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ki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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