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에서 위아랫집간 층간 소음이나 옆집간 이른바 ‘벽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명 연예인들도 층간소음과 벽간 소음 가해자로 지목되며 공개 사과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일수록 행동에 더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유명인이라고 해서 사실 관계 파악도 없이 일방적인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이달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옆집 이웃인 유명 연예인의 소음문제, 끝까지 가야 되겠죠?”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A씨는 “오래된 오피스텔이라 방음이 안돼 측간 소음(‘벽간 소음’의 뜻으로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옆집이 지난해 이맘때 이사 와서 매일 새벽까지 친구를 부르고 떠든다. 알고 보니 ‘나혼자산다’에도 나오는 유명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스타(SNS)에 조용히 해달라고 메세지를 2번 남겨도 또 떠들길래, 새벽 3시반에 찾아갔다. 하지만 그때일 뿐 지금도 지인을 초대해서 신나고 떠들고 있다”고 폭로했다.
A씨가 소음 가해자로 지적한 연예인은 배우 김경남으로 드러났다. 김경남은 공중파 주말연속극 ‘오케이 광자매’로 인기를 얻고, 최근 생활 밀착형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도 출연했다. 김경남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ESA리버하우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입주해 올해로 준공 18년째인데 최고 13층 2동, 총 320실 규모다. 모든 가구가 복층 설계다.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아파트 대체재로 많이 찾는 오피스텔의 경우, 층간·측간 소음이 아파트보다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오피스텔이 원룸형인데, 옆집과 콘크리트 벽을 사이에 두고 복도식으로 연이어 붙어 배치된 경우가 많아, 소음이 벽과 복도를 통해 울리면서 옆집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특히 복층 오피스텔의 경우 입주자가 계단으로 오르내릴 때 쿵쾅대는 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편이다.
김경남에 이어 가수 성시경은 층간소음으로 주변에 피해를 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B씨는 “윗집에 가수 S씨가 사는데, 매일같이 쿵쿵쿵 발망치에 지금은 음악을 시끄럽게 틀어놓고 있다. 관리사무소 통해 항의했더니 매니저가 케이크를 사들고 와 사과했지만 얼마 못갔다”며 “오늘은 너무 시끄럽게 음악을 틀어놔서 참다가 천장을 두들겼더니 개무시한다. 경찰을 부를까 고민 중이다. 광고에 저 연예인 나올 때마다 TV 부숴버리고 싶다. ‘잘 자’라더니 잠을 못자겠다”는 글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B씨가 적은 ‘가수 S씨’와 ‘잘 자’ 키워드를 조합해, 그가 지적한 층간소음 가해자가 가수 성시경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성시경이 과거 라디오를 진행하며 ‘잘 자요’라는 고정 멘트를 했기 때문이다.
가수 성시경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고급 빌라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월세를 1000만원이나 내고 있다”고 했다. 성시경의 매니저는 “오래된 빌라여서 벽 두께가 얇아 어느 집 할 것 없이 소음 문제가 심하다. 성시경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온라인에선 김경남과 성시경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자 결국 두 사람이 각각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김경남의 소속사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했다. 성시경은 “이웃분께 직접 가서 죄송하다고 사과드렸다. 의자에 소음 방지 패드도 달고, 평생 처음 슬리퍼도 신고, 거의 앞꿈치로만 걷는 등 앞으로 더 조심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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