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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코앞인데 보상률 0%…토지주 반발에 창릉지구 비상

뉴스 고양=손희문 기자
입력 2021.12.21 07:34

[발품 리포트] “보상도 안하고 사전청약 받는다고?”…토지주 반대 부닥친 고양 창릉지구

[땅집고] 3기신도시 예정지로 지정된 경기 고양시 덕양구 창릉동 일대. /조선DB


[땅집고] “토지 보상은 전혀 진척이 없는데 땅 주인 허락도 없이 누구 맘대로 사전 청약을 받는 건가?”(경기 고양 창릉지구 토지주 A씨)

정부가 3기신도시인 경기 고양 창릉지구 사전청약을 불과 열흘 앞둔 가운데 토지 보상 절차조차 시작되지 않아 토지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정부는 창릉지구 토지보상 절차를 연내 시작해 내년까지 마무리하고 2025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땅집고 취재 결과, 내년 3월에나 보상 절차 시작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전체 일정이 줄줄이 늦춰지고 당첨자의 아파트 입주 시기도 예상보다 상당기간 늦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창릉지구는 고양시 창릉·용두·원흥동 일대 약 813만㎡(246만평)로 주택 3만8000여 가구가 들어선다. 3기 신도시 중 서울과 가까운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과 연결되는 고양선 신설 계획도 있어 예비 청약자 관심이 높다. 이번 사전청약에서 공공분양 1100가구와 신혼희망타운 600가구 등 총 1700가구가 공급된다.

■“양도세 부담 덜어줘야 협의하겠다”…토지주 반발 심해

국토부는 작년 5월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하면서 “토지 보상이 끝난 지역부터 청약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과거 사전청약을 통해 입주자를 정해 놓고 정작 신도시 조성이 늦어져 당첨자 상당수가 10년 이상 입주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릉지구를 비롯한 3기 신도시는 대부분 토지보상 개시가 미뤄져 왔다. 그러자 국토부는 올 7월, “토지 보상에 장애 요인이 없는 곳부터 사전청약을 진행한다”고 말을 바꿨다.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과 함께 4차 사전청약 대상지인 창릉지구는 청약 접수를 불과 열흘도 남겨두지 않은 지난 20일 현재 토지보상 진행률이0%다. 토지보상 절차를 시작하려면 먼저 보상 대상 토지가격을 정하기 위한 감정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주민 반대로 감정평가 업체조차 선정하지 못했다. 국토부는 내년 1분기부터 창릉지구 토지 보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고양창릉 통합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내년 6월 이후까지 밀릴 수 있다”고 했다.

토지주들은 “보상 규모가 터무니없이 적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공시지가 역시 크게 뛰었는데, 토지 보상액 기준은 2019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창릉동에서 만난 토지주 한모씨는 “주민들은 집 한 채 가진 것이 전부인데 헐값 보상에 양도소득세(세율 6~45%)까지 내면 주변에 집 한채도 얻을 수 없다”며 “시세에 맞춘 토지 보상과 양도세 부담 완화가 없다면 절대 보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고양 창릉지구 통합주민대책위원회가 지구 내에 신도시 조성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조선DB


■대선 앞두고 보상 강행 쉽지 않아…비상걸린 사전청약

4차 사전청약 대상지 가운데 연내 보상 절차를 시작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창릉지구가 유일하다. 남양주 왕숙1지구는 이달 3일부터 토지 보상을 시작했고, 왕숙2지구와 부천대장 지구 역시 이달 내로 절차를 시작할 전망이다. LH 신도시사업처 관계자는 “본격적인 토지 보상 앞서 사전 협의를 충분히 거친다면 오히려 실제 조사에서는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며 “당초 내년 말까지로 예정했던 토지 보상 절차 기한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토지 보상 절차가 늦게 시작될수록 입주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창릉지구 사전청약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도 토지보상 절차 지연으로 본청약이 3~5년 늦게 이뤄졌다"며 “토지주들이 반대하면 결국 강제 수용 방식으로 가겠지만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가 주민 반대를 무릅쓰고 보상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도 “토지 보상 절차를 본격 시작하기 전부터 마찰이 벌어졌는데 본 절차가 계획대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사전청약을 예정대로 강행한다고 해도 입주 시기나 전체적인 공급 물량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청약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고양=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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