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리포트] 광명시 아파트 2억~3억 쭉쭉 빠진다는데…
[땅집고]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해 급히 팔아야 하는 매도자들이 최대 1억원까지 낮춰서 판 경우가 간혹 있죠. 언론 보도에 나오는 것처럼 2억~3억원씩 급락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광명시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에 있는 ‘유-플래닛태영데시앙’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가 지난 6월 15억2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달 6일 2억2000만원 떨어진 13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사이트에는 이번 매매 거래가 ‘직거래’였다고 돼 있다. 일직동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친인척 간 저가 양도한 것으로 사실상 증여에 해당하는 특수 거래였다”고 했다. 실제로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아파트는 같은 달 전 고가 대비 9000만원 오른 15억9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광명시 아파트값이 다소 안정세인 것은 맞지만, 마치 급락하는 것처럼 과도하게 부풀려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KB국민은행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광명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6일 전주 대비 0.01% 하락하며 1년 8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 기간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왔다. 이렇다보니 광명시에서 집값 하락세가 시작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매물이 적체되면서 몇 개 단지에서 일시적으로 하락했을 뿐, 광명 아파트값이 전체적으로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 광명 하안동 아파트, 전 고점보다 1억6000만원 하락
전문가들은 광명시에서 최근 집값 하락세 조짐이 보이는 이유를 그동안 가격 상승폭이 워낙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전환될 때 가장 많이 오른 지역부터 가격이 조정되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며 “광명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나 신안산선 등 철도 교통 호재 때문에 집값이 과도하게 상승했던 곳으로 하락기가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집값이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광명역 일대84㎡ 아파트 중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15억원 이상으로 오른 경우 섣불리 매수자가 붙지 않는 상황이다.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추석 이후 9~10월에 거래가 많이 이뤄지다가 11월 가격이 급등한 이후로는 문의 전화가 하루 한 통도 오지 않는다”고 했다. 광명시 하안동 '이편한세상센트레빌' 84㎡도 지난 달 10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매매가 대비 1억6000만원 하락했다.
■ “급매물 제외하면 아직 전 고가 수준에서 거래”
하지만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일부 급매물이 떨어져 거래됐을 뿐,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아파트는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를 받기 위해 내놓은 급매물 중 5000만~1억원 정도 저렴하게 나와 바로 거래된 경우가 두 건 정도 있었다”고 했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이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가격을 낮춰 거래한 사례도 있다. ‘광명역써밋플레이스’와 ‘유플래닛태영데시앙’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 아파트는 이달 들어 각각 전고점보다 3억원, 2억2000만원 낮은 금액에 거래됐지만, 모두 특수관계인 간 거래로 저가 양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법에서는 아파트값이 10억원을 초과하면 3억원까지 낮은 금액에 가족에게 팔아도 그 차익에 대한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두 아파트는 특수 거래 이후 다시 전 고가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광명써밋플레이스 아파트의 경우 이달에 거래된 5건 중 전 고가보다 가격이 떨어진 경우는 1건 뿐”이라고 했다. 급하지 않은 매물은 매도 호가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매물 사이트에서는 이 아파트 84㎡ 대부분이 여전히 전고가 수준인 14억원대에 나와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광명 등 일부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꺾인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 하향세로 대세 전환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집값 하락은 종합부동산세 폭탄에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고점을 찍은 일부 아파트에서 보이는 현상”이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 가능성을 고려해 매수, 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급매물이 처분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광명=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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