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양도세 중과 풀면 팔래"…서울 아파트 거래 '올스톱'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1.12.19 14:03 수정 2021.12.20 06:52


[땅집고] “집을 팔겠다던 집주인들도 양도세 감면이 이뤄지면 팔겠다고 매물을 거둬들였습니다. 가뜩이나 대출 규제로 거래가 줄었는데, 최근엔 문의 전화 한 통도 없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한시적 중과 완화 여부에 대해 갈팡질팡하면서 서울 주택 매매시장이 '올스톱'했다. 집 주인은 양도세 감면을 기대하며 매물을 회수하고, 매수자 역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매수 시기를 늦추고 있다.

■ "양도세 결정되면 팔겠다"…집주인은 매물 회수, 매수자는 관망

여당의 양도세 인하 논쟁은 지난달 30일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를 배제하지 않고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1년 정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당과 협의 중"이라고 공식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양도세 인하 논쟁에 불을 붙였다. 청와대와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이 흐트러져 신뢰가 훼손되고 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땅집고]12월 19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서울부동산정보광장


여당이 양도세 인하를 놓고 갈등을 벌이는 사이 주택 시장은 매도, 매수자 모두 급격히 관망세로 돌아섰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 건수는 1233건에 그쳐 1년 전 같은 달(6300건) 대비 5분의1로 급감했다. 한달 전인 10월(2313건)보다도 절반으로 줄었다. 이달 들어서는 19일 현재까지 거래량이 149건에 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은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 때문에 팔려고 내놨던 집들도 다시 회수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리센츠 전용면적 84㎡를 시세보다 1억2000만원 낮춘 24억8000만원에 내놨던 집주인이 양도세 중과 완화를 지켜보겠다며 회수했다"며 "매수자들도 양도세 중과가 풀려 매물이 증가하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모두 관망하고 있다"고 했다.

■ "과감히 풀어야 매물 회전" vs "다주택자 양도차익 막대…종료후 되레 가격 상승"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완화하면 그간 보유세 부담 때문에 팔고 싶어도 못 팔고 있던 다주택자들이 일부 매물을 내놓으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본다. 3주택자는 양도세 중과에 따라 양도세와 부가세(농어촌특별세·지방교육세)를 합한 실제 세율이 최고 82.5%에 달해 팔고 싶어도 팔수 없다는 불만이 컸다.

다만 양도세 중과를 푼다면 과감하게 풀어줘야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중과세율을 소폭 인하하거나 10년 이상 장기 보유자에게만 중과완화를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매물 유도 효과가 없다는 것.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어차피 내년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주택매수에 나서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양도세 완화를 하려면 과감하게 해야 매물 잠김 현상이 풀리고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내년 서울 입주물량이 줄고 전세도 불안한 상황에서 자칫 양도세 중과 완화가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난 뒤엔 매물 잠김 현상이 더 심화돼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다주택자 양도차익을 불로소득으로 보고, 철저히 회수해야 한다고 해왔던 민주당의 정체성과 배치된다”며 “특히 현 정부 들어 집값이 급등하면서 양도차익도 어마어마하게 커졌는데 아무리 지지율이 급하다 해도 다주택자들의 막대한 불로소득과 맞바꿀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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