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 유망 기업] “뭐든지 시켜만 주세요”…김집사가 달린다
[땅집고] “어느 아파트나 시설은 다 비슷하죠. 앞으로는 수준 높은 관리 서비스가 집값을 좌우할 것입니다.”
프롭테크 기업 ‘김집사’가 프리미엄 아파트 관리 서비스 분야에 진출한다. ‘김집사’는 그동안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심부름(컨시어지) 서비스 앱인 ‘김집사’로 알려진 업체다. 김집사가 새로 설립한 ‘김집사 에프엠씨(FMC)’는 앞으로 아파트와 직접 계약을 맺어 관리사무소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최우석 ‘달리자’ 대표는 땅집고 인터뷰에서 “입주자들이 ‘김집사 아파트’ 앱을 통해 시설을 온·오프라인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며 “‘김집사’를 운영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민들이 아파트 시설을 이용할 때 불편 사항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집사는 현재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김집사는 현재 전국 아파트 600여곳(약 50만가구)에 상주하고 있다. 집사들이 주로 하는 일은 편의점, 음식점, 슈퍼, 카페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사다주는 일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주거나 세탁물 찾아오기, 우체국 다녀오기,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 등의 업무도 있다. 심부름 건당 2000~3000원, 많게는 5000원을 받는다. 메뉴 이외에도 ‘초인종을 눌러서 잠든 자녀 깨우기, 벌레 잡기, 학교·학원에 아이 책가방 가져다주기’ 등도 한다. 집사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교대로 일하고 있다. 백화점 매니저 출신, 군 부사관 출신 등 다양한 경력의 20~30대 집사들이 매일 많게는 30건이 넘는 심부름을 한다.
단지 내 상가에 대기소를 마련했는데 이 곳에서 대기하다가 앱으로 주문이 뜨면 챗봇으로 고객과 대화한 뒤 움직인다. 이동수단은 모두 일반 자전거와 전기자전거다. 오토바이가 아니라 주민도 집사들에 대한 반감이 덜하다.”
-최근에 ‘김집사 FMC’를 새로 출범했다. 어떤 서비스인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사무소, 경비, 커뮤니티 시설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한다고 하지만 전업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시시각각 아파트안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처리하기 어렵다. ‘김집사 FMC’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서비스다. 아파트와 직접 계약을 맺고 경비를 파견하고, 관리사무소를 직접 운영하는데 이를 온-오프라인으로 관리한다.”
-아파트 관리 서비스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한국에서 아파트 역사가 시작된 지 60년이 됐다. 그동안 아파트 안에 헬스장, 골프장, 수영장을 비롯해 영화관도 들어서는 등 외관은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이를 운영하는 시스템은 60년 전과 그대로다. 아파트 관리는 통상 위탁업체에서 수행하게 되는데 관리비용은 아파트 면적 ㎡당 1~2원에 불과하다. 가구당 월 10만원도 지불하지 않는 셈이라 제대로된 서비스를 기대하기가 애초에 무리다. 본래 관리사무소 업무만 하는 위탁업체가 커뮤니티 시설, 관리사무소, 경비, 미화 등을 전부 관리한다. 때문에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쉽사리 해결되는 것이 어렵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나.
“기본적으로 ‘김집사 아파트’ 앱을 이용해 아파트 안 독서실의 좌석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예약하는 식이다. 아파트 안 헬스장 PT수업도 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지 앱으로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주민들의 민원 해결에 힘을 쏟으려고 한다. 예컨대 특정 가구에서 흡연을 한다는 민원이 들어왔을 때 통상적인 방식은 아파트 내 게시판에 ‘흡연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문만 붙여놓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김집사 FMC가 아파트 관리업무를 맡게 되면 아파트 입주민의 전자기기에 설치된 앱을 통해 푸시 알람을 보내 ‘OO동 주민들이 흡연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으니 흡연을 삼가해달라’고 전방위적으로 알릴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알리면 흡연자는 경각심을 훨씬 더 강하게 갖게 되고, 흡연하는 사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입주자들이 관리비 인상을 꺼리지 않을까.
“당분간은 다른 아파트관리위탁업체에 비해 높은 품질을 제공하되 비용은 낮게 받을 예정이다. 경비 인력을 파견하거나 아파트 시설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일부 투자 개념으로 삼는 것이다. 사람들이 높은 품질의 아파트 관리 서비스를 경험하다보면 추후에 관리비가 오르더라도 그만큼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중심으로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준비 중이다. 요즘 새 아파트는 시공사가 위탁 업체를 배정해주는 경우도 많아서 건설사 쪽과도 접촉 중이다. 특히 아파트 상품성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한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차별화 지점을 찾고 있는데 김집사의 FMC 서비스가 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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