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중흥그룹이 오는 9일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주식 매매계약 본계약을 체결한다. 이로써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중흥그룹은 지난 7월 우선협상자 선정 5개월 만에 정식으로 시공능력평가 3위 업체인 대우건설을 산하에 두게 됐다. 대우건설 인수팀에는 차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중흥그룹 3세 정정길씨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오는 9일 오전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본 계약이 체결되면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주식 50.75%(2억193만1209주)를 약 2조1000억원에 매입해 대우건설 최대주주가 된다. 이로써 중흥그룹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3위의 대우건설과 중흥토건(15위), 중흥건설(35위)을 보유해 재계순위 20위권으로 뛰어오른다. 3개 업체의 시공능력평가 금액을 합치면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에 이어 3위로 순위가 오른다.
다만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작업 마무리까지는 3개월 가량이 더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에는 19개에 달하는 대우건설 계열사들에 대한 인수 작업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해외소재 법인도 8개 포함돼 있다.
대우건설은 당분간 독자경영을 이어간다. 중흥그룹은 우선협상자 선정 당시부터 대우건설과 사업을 결합하지 않고 독자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남권 도시정비사업을 비롯한 서울에서 수주경쟁이 가능한 푸르지오써밋과 푸르지오 브랜드의 가치를 최대한 보존하겠다는 전략이다.
차기 사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도 대우건설 내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후에도 자체 인사권을 보장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에서 선임한 김형 사장의 임기가 내년 6월이기 때문에 임기만료와 함께 사장 인선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백정완 전무(주택사업본부장)과 김창환 전무(現신사업본부장, 前 주택사업본부장) 등이 유력 인사로 거론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흥그룹 계열사로 완전히 안착시킬 준비도 진행 중이다. 땅집고 취재에 따르면, 중흥건설 창업자인 정창선 회장(79)의 손자이자 정원주 부회장(53)의 장남 정정길씨(현 중흥건설 대리)가 대우건설 인수팀에 합류해 사업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다만 정씨는 인수팀에서 아직 특별한 직책을 부여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흥그룹이 당분간은 대우건설의 독자경영을 보장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두 업체의 상호 시너지를 위해서라도 인적 교류부터 사업 협력까지 ‘그룹 공동체 의식 형성’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차차기 유력 승계자를 인수팀에 보낸 것도 그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중흥그룹 본사는 당분간 이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서울에 새로운 사옥을 지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중흥그룹에서도 강남 테헤란로 등에서 부지를 물색하기도 했지만, 정창선 회장이 본사 사옥에 대한 애착이 커 본사 이전을 더 이상 논의하지 않고 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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