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형제 두 명 중 동생입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형에게만 땅을 물려주셨는데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형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려고 했는데, 형이 이미 땅을 팔아버렸습니다. 이 경우에도 소송이 가능할까요.“

부모의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자녀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특히 부모가 편애하던 자식에게 재산이 속칭 ‘몰빵’되는 경우, 상속을 한푼도 받지 못한 자녀들이 유류분을 요구하며 소송을 불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류분이란 상속자가 법적으로 보장받는 최소한의 상속금액을 말한다. 사망자가 각각 상황이 다른 자녀들 생계도 고려하지 않은 채 재산을 타인에게 전부 건네주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생겨난 제도다.

그런데 부모에게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을 물려받은 상속자가 이미 부동산을 처분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은 “유류분은 부모가 생전에 건넨 재산과 사망 이후 남긴 재산을 모두 합산하는 것으로 본다”며 “만약 부동산을 미리 물려받은 상속자가 해당 부동산을 팔아버렸더라도 나머지 형제들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먼저 유류분 최소한도를 알아보자. 직계비속(자녀)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부모)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할당받을 수 있다. 형제가 두 명이고 아버지가 남긴 재산이 2억원이라면, 법정상속금액은 1억원씩으로 본다. 따라서 유류분은 이 금액의 절반인 5000만원 씩이다. 부모가 형에게 2억원을 다 물려줬더라도, 동생이 소송을 통해 최소 5000만원은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부모가 형에게 부동산을 상속했는데, 형이 이 부동산을 4억원에 팔아버렸다면 어떻게 할까. 마찬가지로 동생은 부동산 매매대금인 4억원에 대한 법정상속분의 2분의 1(2억원×50%), 즉 1억원에 대한 유류분 권리 주장을 할 수 있다. 형이 땅을 팔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면, 유류분 상당의 지분을 요구하면 된다. 이 경우 전체 토지 면적의 4분의 1을 요구할 수 있으며 유류분 소송에 들어간 비용까지 챙길 수 있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하는 소위 다운계약서를 써서 추후 소송으로 형제에게 넘길 유류분 금액을 줄이려는 사례도 있으니, 정확한 유류분 금액을 책정하려면 다운계약서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등 입증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승소해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을 한 뒤 결정문이 나왔는데도 상대방이 소송비용을 주지 않는다면, 은행통장 압류 등 채권 강제집행을 하면 된다. 유류분 소송 기간은 평균 10개월 정도”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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