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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뜨면 대박난다"…한국은 지금 명품 브랜드의 성지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1.12.05 09:35
[땅집고] 김용우 CBRE 리테일 이사는 "이제 글로벌 브랜들이 한국을 아시아의 테스트 마켓으로 인식하면서 대거 상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CBRE코리아


[땅집고] “한국 리테일 시장은 코로나 시국과 맞물린 최근 2~3년 참 많이 변했습니다. 주변국에 밀렸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첫 매장을 내는 세계적인 무대가 됐습니다.”

김용우 CBRE 리테일 이사는 최근 땅집고 인터뷰에서 “코로나 시국에도 입점을 앞둔 글로벌 브랜드가 많다. 또한 방탄소년단(BTS)이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한류 콘텐츠가 굉장한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팬데믹이 마무리돼 하늘 길이 열리면 한국으로 오려는 브랜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김 이사는 리테일 업계 경력12년차를 맞는 베테랑이다. 서울 한남동 ‘구찌가옥‘(GUCCI GAOK) 등 굵직한 글로벌 브랜드 국내 런칭에 참여했다.

■글로벌 브랜드, 줄줄이 한국 입점 준비 중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은 아시아 첫 매장으로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 중국·일본 등 주변국보다 시장 규모는 작지만, 한류 콘텐츠 등으로 시장 이미지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고 초기 투자 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적기 때문이다. 한국은 트렌드에 민감해 얼리어답터가 많고 빨리 소비하고 빨리 질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테스트 마켓으로 쓰기 매우 적합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H&M그룹. 이 그룹의 노르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켓’(ARKET)은 아시아 첫 매장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이뿐만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 다수가 줄줄이 국내 상륙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CASETiFY), BTS가 입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미’(AMI), 홍콩의 힙한 편집샵 ‘하입비스트’(HBX) 등이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한국 상륙을 계획하고 있다. 대체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이나 강남역, 용산구 한남동 등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지역 중심으로 매장을 열 전망이다.

김 이사는 “한국은 매출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트렌드에 민감해 이젠 한국에서 성공하면 더 큰 시장으로 쉽게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반대로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떠난 브랜드는 세계 시장에서도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아베크롬비앤피치(A&F)가 운영하는 캐주얼 브랜드 ‘아베크롬비’의 경우 2016년 말 서울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철수 전후로 외모·인종 차별 논란을 겪으며 글로벌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

[땅집고] 명품 브랜드 '구찌'는 올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구찌 가옥'(GUCCI GAOK)을 선보였다. 국내 두 번째이자 강북 최초로 선보이는 플래그십 스토어다. /박기람 기자


■ “럭셔리·준럭셔리 시장 활활…2030세대 잡아라”

김 이사는 한국이 최근 럭셔리와 준럭셔리 시장의 성지로 떠오르는 점에 주목한다. 소비 계층이 기존 40~50대에서 20~30대로 확대하면서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것. 김 이사는 “하나를 사도 제대로 된 제품을 사려는 합리적 소비 심리와 중고 거래를 통해 이윤을 남기려는 이른바 ‘명품테크’(명품+재테크) 심리가 결합하면서 젊은 소비자 중심으로 럭셔리·준럭셔리 시장이 뜨고 있다”고 했다.

명품 브랜드들은 메인 상권에 팝업 스토어를 열고 한국 2030 소비자 유혹에 나서고 있다. 대표 사례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지난 5월 용산구 한남동에 국내 두 번째이자 강북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로 ‘구찌 가옥’을 오픈했다. 클래식 명품 대명사인 ‘몽블랑’도 지난 9월 가로수길 초입 건물 전체에 랩핑 광고를 진행했다. 상대적으로 소비자 연령대가 높은 고가 명품 브랜드 ‘디올’, ‘샤넬’은 홍대와 강남역 등지에서, ‘루이비통’은 평창 가나아트센터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김 이사는 “명품 브랜드들은 팝업 스토어뿐 아니라 무료 이모티콘을 통해 한국의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 클래식 브랜드 '몽블랑'은 올 9월 가로수길 초입에 위치한 건물 전체에 랩핑 광고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박기람 기자


■“팬데믹 끝나면 한국 시장 더 뜰 듯”

전 세계적인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 종료되고 하늘길이 열리면 한국 리테일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이사는 “현장에서는 확실히 한국의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느낀다. 매출 수준은 중국이나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지만, 코로나 방역 통제가 상대적으로 잘 됐고 초기 비용이 저렴하다는 메리트가 있어 글로벌 브랜드들 사이에서 한국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국내 리테일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콘텐츠가 없는 상권은 지고 콘텐츠가 있는 상권은 뜨는 양극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또 “수요가 받쳐주는 주요 상권인 한남동과 가로수길, 도산공원, 성수동, 홍대입구는 나이키·애플 등 빅 브랜드가 든든히 받쳐줘 유지되겠지만, 빅 브랜드가 없고 개성도 없는 상권은 앞으로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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