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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60%?…어이없는 분양가에 가깝다는 오산역은 어디에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1.12.03 12:30

[1차 민간사전청약 완전 분석] ①오산 세교2지구: 물량은 많은데…이 가격에 굳이?

[땅집고] 1차 민간 사전청약 단지로 선정된 '오산 세교2지구 우미 린' 위치. /우미건설


[땅집고]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등에서 민간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에 대한 사전청약을 받는다. 1차 민간 사전청약 대상 지역은 오산세교2, 평택고덕, 부산장안 등이다. 이 중 오산세교2 지구 공급 물량이 1391가구로 가장 많다.

하지만 오산세교 2지구는 오산에서도 입지 경쟁력이 높지 않고 서울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인근 아파트와 비교하면 분양(예정)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아 사전청약 이점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번에 오산 세교2지구에 나오는 물량은 우미건설이 A-14블럭에 짓는 ‘오산 세교2지구 우미 린’이다. 총 1544가구 중 1391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 주택별 사전청약 물량은 전용59㎡ 822가구, 72㎡ 233가구, 84㎡ 336가구다. 중소형 위주 단지인데 1차 대상지 중 가구 수가 가장 많다. 13~15일 사전청약 접수를 진행하며 22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본 청약 예정 시기는 2024년 5월, 입주 예정 시기는 2025년 2월이다.

[땅집고] '오산 세교2지구 우미 린' 사업 개요./우미건설


■가깝다는 1호선 오산역 3.4km 떨어져…주변은 ‘허허벌판’

오산세교2지구는 오산에서도 외곽이다. 우미건설과 정부는 이 지구가 지하철 1호선 오산역과 오산대역이 가깝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각 3.4km, 5.7km쯤 떨어져 있다. 걸어서 갈 수 없는 거리다. 게다가 주변은 아직 개발이 거의 되지 않은 허허벌판이다. 가장 가까운 대형마트는 3.3km 떨어진 이마트 오산점이다. 버스 타도 20분이 넘게 걸린다. 그래도 택지개발이 이뤄지는만큼 생활 인프라는 향후 개선될 전망이다. 단지 가까운 곳에 초등학교 부지와 근린공원 부지가 있다.

전철은 불편하지만 자동차를 이용한 수도권 지역 이동은 나쁘지 않다. 지구 옆으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이 지난다. 삼성전자·LG전자·두산중공업 등 대기업과 동탄테크노밸리·화성일반산업단지 등 일자리가 많은 화성시까지는 차로 30분 이내면 도착한다. 용인에 있는 용인테크노밸리, 용인SK하이닉스반도체클러스터, 덕성일반산업단지까지도 40분 안팎으로 갈 수 있다.

다만 서울 출퇴근은 무리라는 평가다.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면 평시에 서울 강남역까지 1시간10분, 여의도는 1시간24분, 광화문은 1시간22분 정도 걸린다. 출퇴근 시간엔 1.5배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걸 각오해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서울 출퇴근은 더욱 힘들다. 가장 가까운 1호선 오산역은 3km 넘게 떨어져 있어 버스 타고 가야 한다. 도보로 14분 걸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나간 뒤 버스를 타고 역까지 26분 가량 걸린다. 지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주요 오피스 권역까지 가려면 최소 1시간 반에서 많게는 2시간이 걸린다. 이 때 버스와 지하철을 2~4회 갈아타야 한다.

[땅집고] '오산 세교2지구 우미 린' 아파트 단지 배치도./우미건설


주변 도시와 비교했을 때 자족 기능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다. 오산에는 오산가장일반산업단지, 정남일반산업단지, 세마일반산업단지 등이 있는데, 화성 동탄·평택 고덕에 비해 규모가 작다. 같은 1차 민간 사전청약 대상지인 평택 고덕지구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반도체 라인 공사가 증가하면서 근로자 수가 늘어날 확률도 높아진 상황이어서 청약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 추정 분양가, 주변 아파트보다 8000만원 비싸

분양가 역시 주변보다 저렴하지 않다. ‘오산 세교2지구 우미 린’ 추정 분양가는 ▲59㎡ 3억180만원, ▲72㎡ 3억6850만원, ▲84㎡ 4억3560만원이다. 국토부는 추정분양가가 시세 대비 60~80%대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주변 시세보다 비싸다는 분석이다.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누읍동 ‘한라그린타운’(784가구·2000년 준공) 아파트 전용 75㎡는 지난 5월 2억8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오산 세교2지구 우미 린’ 사전청약 분양가는 오산역과 훨씬 가까운 아파트와 비교해도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다. 원동 일대에서 가장 비싼 단지인 ‘오산역e편한세상1단지’ 전용 85㎡는 10월 5억59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사전청약 단지보다 1억2000만원 더 비싸다. 하지만 ‘오산역e편한세상1단지’는 오산역까지 걸어서 10분 걸리는 역세권이다. 입지가 더 좋은 것을 고려하면 당연한 가격 차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상승기가 지나 전국적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청약은 신중하게 넣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산은 한동안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소외됐으나, 부동산 상승기에 맞물려 1년간 64% 급등해 경기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출규제가 본격화하고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오산 집값 상승세도 주춤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오산 아파트 매매가격 전월대비 증감률은 8월(6.75%) 이후 11월(2.14%)로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오산시 집값이 올해 가장 많이 뛰긴 했지만, 지금 집값 하방 압력이 강해지면서 떨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분양가까지 주변 시세보다 오히려 비싸다고 하면 청약 단지에 대한 매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오산은 다른 도시에 비해 정주환경이 부족해 주변 입주 물량과 시세에 따라 가격 상승과 하락이 갈릴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1차 민간 아파트 사전청약 공급계획. /국토교통부


■ 민간 사전청약 당첨되면 다른 아파트 청약 못해

1차 민간 사전청약의 경우 전체의 37%가 일반 공급으로 배정되고 나머지는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 공급이다. 공공 사전청약은 일반 공급 물량이 약 15%에 불과한데 2배 넘게 비율을 늘린 것이다. 특히 전체 물량의 27%(682가구)를 청약 가점과 상관없이 추첨제로 공급해 청약 가점이 낮은 20·30대 무주택 실수요자 당첨 가능성을 높였다.

민간 사전 청약을 넣을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공공 사전청약과 달리 일단 사전 청약자로 뽑히면 다른 아파트 청약에 도전할 수 없다. 다만, 본청약 전에 민간 사전 청약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면 무주택 거주 기간 등 기존 조건대로 청약 자격이 부활한다. 재당첨 제한도 받지 않는다.

민간 사전청약 자격은 기존 민간 아파트 청약 요건과 동일하며, 청약자격 판단 기준일은 사전당첨자 입주자 모집공고일이다. 사전청약 시점에서 해당 주택건설지역에 거주 중이라면 거주기간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사전청약 신청이 가능하나, 이 경우 본 청약 입주자 모집공고일까지 거주기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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