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값 급등에 따른 공시가격 상승으로 재산이 변동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제외된 사람들은 실거래 기준으로 약 21억원, 공시가격이 15억원 이상인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등에 보고한 업무자료를 보면 소득과 재산, 부양요건 등 3가지 기준 중에서 한 가지라도 충족하지 못해 올해 피부양자에서 탈락한 사람은 49만4408명이다. 이 중 부동산 가격 급등과 공시가격 상승 등 재산과표의 변동으로 재산 기준을 맞추지 못해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한 사람은 2만3756명(4.8%) 수준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인 42만5896명(86.1%)은 사업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등의 증가로 소득 기준을 넘겨 피부양자에서 탈락했고, 부양요건을 충족 못 해 자격을 잃은 사람도 4만4756명(9%)에 달했다.
건보공단은 재산요건에 못 미쳐 12월 1일부터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바뀐 경우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보험료를 50% 깎아주기로 했다.
현재 피부양자 제외 재산 기준은 ▲소유한 재산(토지, 건축물, 주택, 선박 및 항공기)의 재산세 과표(과세표준액)가 9억원(형제·자매는 1억8000만원)을 넘거나 ▲과세표준액이 5억4000만원 초과~9억원 이하면서 연 소득이 1000만원을 초과한 경우다.
이런 재산 기준에 따라 피부양자에서 제외되는 2만3756명 중에서 재산세 과표 9억원을 초과한 경우가 절반이 넘는 1만2648명(53.2%)에 달했다.
통상 주택은 공시가격의 60%를 재산세 과표에 반영해 계산하는데 재산세 과표 9억원이면 공시가격은 15억원, 실거래가격으로 따지면 약 21억원 수준이다.
또 재산세 과표 5억4000만원 초과~9억원 이하면서 연 소득 1000만원을 초과한 사람은 1만553명(44.2%)이었다. 재산세 과표 5억4000만원 초과~9억원 이하는 실거래 가격으로는 12억~19억원 안팎에 이른다.
재산세 과표 1억8000만원을 초과한 재산을 가진 형제·자매가 피부양자 자격을 잃은 경우는 555명(2.3%)이었다. 재산 기준 피부양자 제외 대상자(2만3756명)의 평균 재산세 과표는 8억1389만원으로 나타났고, 실거래가 수준으로는 약 19억원 안팎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가입자의 평균 재산세 과표 금액이 약 1억원 수준에 불과한 점과 비교해보면, 재산요건 피부양자 제외 대상자의 재산은 8배 수준에 이른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1만8166명(76.47%), 50~59세 3566명(15.01%), 40~49세 1456명(6.13%), 30~39세 284명(1.2%), 20~29세 252명(1.06%) 등이었다.
특히 19세 미만의 미성년자도 32명(0.13%)에 달했는데, 이들 미성년자의 경우 평균 재산세 과표 11억6천294만원의 재산을 보유해 실거래가로 약 26억원 내외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현재 지역가입자의 약 51.1%(414만 세대)는 재산이 없는데도 지역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지역가입자의 평균 보험료는 10만5141원이다. 건보공단 측은 “피부양자 탈락으로 개인적으로는 보험료를 내야 해 부담이 생기는 측면이 있지만, 피부양자 제외대상자들의 평균 재산 수준을 볼 때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하는 게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