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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새 10억이 뛰었다"…반포주공1단지 이젠 부르는 게 값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1.11.18 07:23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에 내걸린 이주 안내 플래카드. 오는 11월30일 이주 완료하고, 석면조사를 비롯한 철거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장귀용 기자


[땅집고]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1번 출구를 나서면 보이는 상가와 아파트. 오는 30일 이주를 마감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다. 아파트와 상가 가릴 것 없이 칸칸마다 ‘공가(空家)’라고 적힌 큼지막한 종이가 나붙어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서는 분주하게 이삿짐을 나르는 모습도 보였다.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재건축 이주 완료를 앞두고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107.47㎡(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8일 56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지난 5월보다 10억원 이상 올랐다. 호가는 이미 60억원을 돌파했다.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최고다. 대한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반포동 최고 입지에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피한 사실상 마지막 단지여서 사고 싶은 사람은 줄을 서 있는데 매물이 없어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위치도. /조선DB


■ “재초환 극적으로 피해…입주권 없어서 못산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총 사업비 약 10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힌다. 기존 지상 5층, 2120가구와 상가를 허물고 최고 35층 5335가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며 새 아파트 이름은 ‘디에이치클래스트’. 조합 관계자는 “석면 조사가 끝나는 대로 철거를 진행하면서 사업계획변경과 건축심의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내년 연말 착공과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2017년 12월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면서 극적으로 재초환을 피했다. 덕분에 가장 작은 84㎡ 주택 소유주도 이른바 ‘1+1’ 분양으로 59㎡와 135㎡ 1채씩을 추가 부담금 없이 배정받을 수 있다. 재초환이 적용됐다면 가구당 10억원 이상 부담금을 내야 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59㎡가 26억원(6월), 84㎡가 42억원(9월)이란 점을 감안하면 50억원 넘는 가격도 비싸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단지는 조합원지위양도 제한 단지로 지정된 탓에 10년 보유, 5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만 거래가 가능해 원래부터 매물이 없었다. 현재는 주민들이 이주 종료를 앞두고 그나마 있던 매물을 거둬들여 더 귀해졌다. 오는 30일 이주가 끝나고 철거가 진행되면 주택은 멸실된다. 멸실 주택은 토지분 양도소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에 주택에 부과되는 양도세를 아낄 수 있다.

[땅집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내 이주가 완료된 단지 내 상가. 아파트와 상가를 합쳐 90% 이상 이주가 완료된 상태다. /장귀용 기자


매물이 워낙 귀해 가격은 천정부지다. 최근 140.13㎡가 각각 63억원과 65억원에 거래됐다. 이전 신고가(5월)였던 54억원보다 10억원 올랐다. 조현아 국제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조합원 수가 2000명이 넘는 대단지인 걸 감안하면 매물이 적어 이전 거래금액과 인근 시세 수준에 웃돈을 더 얹는 식으로 매도자와 매수자가 합의해 간간히 거래가 된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호가는 거의 의미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일부 세입자 이주 반대…사업 일정엔 차질없을 듯

[땅집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상가 세입자 대책위원회 소속 상인들은 상점에 이주비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장귀용 기자


이주가 막바지에 달했지만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내 일부 상가 세입자가 이주비를 요구하면서 버티기에 돌입해 일정 차질 우려가 나온다. 지난 15일 서초구청 앞에서 시위도 벌였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철거민 대책위원회는 “재건축에 따른 영업손실 보상 방안 등 세입자 이주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장했다.

[땅집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단지 내 이주가 완료된 공가와 조합이 내건 명도소송 집행 예고 현수막. /장귀용 기자


조합은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입자 대부분이 재건축 시 즉각 이전을 조건으로 저렴한 임대료에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보상을 할 수 없다는 것. 조합은 이주기간이 끝나면 명도소송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미 대다수 상인은 재건축에서 제외된 인근 상가로 이전을 끝냈는데, 몇몇 상인들이 재건축 시 무조건 이전하겠다는 계약서 특약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주기간 마감 이후 약 5~6개월 걸리는 석면조사 기간에 명도를 마쳐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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