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가 2023년 개통하더라도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서울 강남구 삼성동)은 그보다 5년 늦은 2028년에나 개통이 가능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서울시가 삼성역 일대에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삼성역 개통이 2028년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TX-A는 경기 파주시에서 개통 후 최소 3년 이상 ‘운정(파주)∼서울역’ 구간과 ‘수서∼동탄’ 구간으로 분리 운영될 전망이다.
감사원은 16일 발표한 ‘국가철도 정기감사 보고서’에서 GTX-A노선 중 삼성~동탄 구간은 2023년 12월, 운정~서울역 구간은 2024년 6월 각각 개통 가능하지만 삼성역은 2028년 4월에나 개통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역을 지나는 지하철 2호선 환승을 이용하면 임시개통은 2027년 4월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그렇더라도 최소 3년 10월 동안은 GTX-A노선이 분리 운영하거나 삼성역을 무정차 통과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국토부와 서울시가 GTX-A노선 개통 일정 관리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토부는 2016년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서울시와 ‘삼성~동탄 노선 중 삼성역 정거장을 서울시가 건설하되, 해당 노선의 2021년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동탄 노선 승하차 수요 중 삼성역이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해서다.
하지만 감사원은 서울시가 삼성역 철도시설 공사를 포함하는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을 사업기간 단축이 가능한 턴키입찰(설계·시옥 일괄입찰) 대신, 기본설계에만 22개월 걸리는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하는 바람에 착공이 당초 계획보다 22개월이나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는 2017년 8월 삼성역 정거장을 2023년 12월 개통하는 내용을 담은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국토부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삼성역 공사 지연 사실을 인지한 국토부는 서울시에 ‘개통 시기를 맞춰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뒤 서울시로부터 ‘적기 개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사업기간 단축방안 검토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국토부는 삼성역 미개통으로 인한 민간사업자의 영업손실금과 2개 구간 부분 개통에 따른 차량기지 추가 건설비 410억원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수서~동탄 열차 운영도 하루 100회에서 61회로 단축하는 등 운영계획 변경도 필요해졌다.
감사원은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에서 지하 6~7층에 조성하기로 했던 위례~신사노선을 지하 4층으로 변경하고, 지하 5층의 GTX-A노선 삼성~동탄 정거장을 먼저 시공할 경우 임시개통일은 약 3개월(2027년 4월→2027년 1월), 삼성역 무정차 통과일은 약 10개월(2026년 9월→2025년 11월) 앞당길 수 있는 것으로 검토됐다”라며 “이 경우 신호시스템 기능실을 인근 수서역에 임시로 설치하는 데 약 128억원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관련기사: [단독] 위례신사선 착공 또 연기…개통 2027년 훌쩍 넘길 듯
국토부는 이 같은 감사결과를 수용하면서 앞으로 철도 노선 개통시기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위탁사업의 추진 일정을 보다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는 철도시설물 배치 변경 등 방안으로 삼성역 정거장 개통을 앞당기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하면서도,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에 다양한 철도노선 및 지하공간 개발이 얽혀있는 만큼 사업비 및 사업기간 변동은 불가피하다고 항변했다.
감사원은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국토부 장관과 서울시장이 협의해 삼성~동탄 구간을 비롯한 GTX-A노선이 완전하게 연결 운영될 수 있도록 공기를 단축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후 해당 사안과 관련한 국토부·서울시 공무원의 업무처리 적정성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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