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적으로 아파트 증여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의 증여 거래 건수는 작년보다 다소 줄었지만 경기권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증여거래 열풍을 보이다가 경기권으로 옮겨갔단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가 6만3054건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연간 아파트 증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총 9만1866건)의 1~9월 증여 건수(6만5574건)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들어 9월까지 아파트 증여 건수가 2만1041건에 달해 같은 기간 종전 최다였던 지난해(1만8555건) 기록을 넘어섰다.
작년 1~9월 수도권에서 증여 건수가 역대 최다였던 서울(1만7364건)과 인천(4791건)은 올해 각각 1만804건, 4130건으로 다소 줄었다. 서울의 경우 지난9월 증여 건수는 449건으로 2017년(430건)이후 4년 만에 최소치를 나타냈다.
증여가 올해 9월까지 이미 2만건을 훌쩍 넘긴 경기도는 양평군(263건)과 오산시(812건)의 증여 건수가 각각 작년의 17.5배, 5.6배로 폭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또 수원시(3614건), 과천시(1125건), 의왕시(371건), 안성시(281건), 포천시(82건)도 증여 건수가 작년의 2배를 웃돌면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특히 과천은 올해 전체 거래 가운데 증여의 비중이 무려 53.9%에 달했다.
지방 전체적으로 올해 증여 건수는 2만6554건으로, 이전 최다였던 지난해(2만4864건)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구(4866건), 충남(2494건), 경북(2344건), 전북(1715건), 울산(1378건) 등의 순으로 증여 거래가 많았다. 세종(1.93%)은 1~9월 증여 건수가 작년 794건(역대 최다)에서 올해 696건으로 줄었다. 대전(13.62%)도 같은 기간 증여 건수가 1645건(역대 최다)에서 1227건으로 감소했다.
올해 아파트 증여 건수가 작년보다 줄어든 서울에서도 매매를 비롯한 거래가 전반적으로 큰 폭 줄어들면서 증여 비중(13.5%)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들의 매도는 양도세 추가 중과로 현재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 “팔면 다시는 못 산다는 생각에 종부세를 내며 버티거나 가급적 물려주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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