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석의 법률톡톡] 분명 ‘통유리’ 상가 분양받았는데…완공하니 꽉 막힌 벽돌 상가
[궁금합니다]
몇 년 전 노후 대비 목적으로 구분상가 점포 하나를 분양받았습니다. 제가 분양받은 점포는 상가 건물 꼭대기층에 있는데요. 광고전단에 그려진 조감도에는 꼭대기층 상가를 ‘통유리’로 짓는 것으로 돼 있어 탁 트인 전망을 좋아하는 방문객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샀습니다.
그런데 완공 후 실제 시공된 상가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창문이 조적조(組積造·벽돌과 콘크리트블록을 쌓아 올린 구조)로 시공된 후 외부에 유리만 붙어있어 조감도와 달리 개방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 봤던 광고전단과 다르게 시공된 점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이렇게 해결하세요]
일단 상가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전에 살펴볼 내용이 있습니다. 광고전단에 ‘통유리’로 시공할 예정이라고 적힌 내용이 분양계약서에도 들어있는지 여부인데요. 해당 내용이 분양계약서에 들어있어야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 검토’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입장을 먼저 알아볼까요. 대법원은 부동산 계약에서 ‘청약’은 상대방과 일정한 내용으로 계약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확정적인 의사표시인 반면, 분양광고 등 ‘청약의 유인’은 합의를 구성하는 의사표시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는데요. 다만 선(先) 분양, 후(後) 시공 방식으로 분양하는 상가나 아파트는 분양계약서에 동·호수·평형·입주예정일·대금지급방법·시기 정도만 기재되어 있고, 정작 분양계약 목적물의 외형·재질·구조·실내장식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따라서 이 같은 내용이 제대로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결한 분양계약이라면 그 자체로 완결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분양회사가 수분양자에게 상가·아파트 등 분양목적물과 관련해 건넨 설명이나 분양전단, 모델하우스 모형은 ‘청약의 유인’이긴 하지만 사회통념상 계약 내용과 마찬가지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결론입니다. 수분양자들이 분양전단을 신뢰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고, 분양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확률이 높으므로, 분양전단 역시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판례도 있습니다.(2005다5812·5829·5836)
따라서 분양회사가 상가 광고전단 조감도에 ‘통유리’ 표시를 하고 이런 점을 강조해서 광고한 점을 미루어볼 때, ‘통유리로 시공한다’는 내용은 분양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그럼 이 내용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민법 제544조에 따라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해당 채무가 계약의 목적 달성에 있어 필요불가결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해 채권자가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여야 한다”라고 판결했습니다(2001다20394·20400). 즉 계약불이행 부분이 계약상 ‘중요한 부분’이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의뢰인은 개방감을 주는 통유리가 상가 이용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꼭대기층 점포를 분양받았다고 했습니다. 이 경우 통유리가 아닌 조적조로 시공한 점을 이유로 상가 분양계약 해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최광석 로티스 부동산전문변호사, 편집=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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