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 유망기업] 3D 기술로 VR홈투어 서비스하는 큐픽스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실제 존재하는 아파트 내부를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시선에 따라 공간이 최대한 왜곡되지 않고 실제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동산 매물 플랫폼 ‘직방’에서 서비스 중인 ‘VR홈투어’는 자신이 직접 주택 내부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기술을 만든 프롭테크(proptech) 스타트업 큐픽스의 배석훈 대표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3D 영상과 달리 실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존재하는 아파트의 실제 가구, 바닥재, 벽지의 질감까지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실제 VR 홈투어를 신청한 부동산 매물의 경우 매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소진되는 속도도 일반 매물에 비해 세배 정도 빠르다”고 했다.
큐픽스가 가진 ‘3D 디지털 트윈’ 기술은 3차원(3D) 현실을 디지털 세상에 복제하는 기술이다. 큐픽스는 특히 레이저 센서와 같은 고가의 장비 없이 대략 1평(3.3㎡)당 1장 정도의 사진을 찍어 클라우드에 올리면 사진 측량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3D 가상 현실을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전용면적 59㎡인 아파트의 경우 30장 정도 사진을 찍어 서버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이 대표는 “현재는 매물 소개 서비스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건설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데까지 활용 방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큐픽스의 배석훈 대표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해다. 앞서 2000년 3D스캐너 회사 두 곳을 창업했다. 2012~2013년 미국 3D 프린터 1위 제조사 3D시스템즈에 두 회사를 매각한 뒤, 2015년 8월 큐픽스를 설립했다. 땅집고는 미국에 있는 배 대표를 온라인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큐픽스의 ‘3D 디지털 트윈’은 어떤 원리인가.
“우선 카메라에 파노라마 전용 삼각대(DSLR panorama tripod)를 설치하거나 사람이 직접 이동하면서 촬영한 여러 장의 실내 사진을 큐픽스가 운영하는 클라우드 서버에 올린다. 큐픽스가 개발한 자체 측량기술을 이용해 서버에 올라간 사진들을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3D 공간에 그물망 모양의 점을 찍고, 여기에 실제 촬영한 이미지 조각을 덧씌우는 방식으로 3D 화면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가상현실을 구현하던 기존 기술과는 어떻게 다른가?
“기존 기술로는 가상 현실 속에서 이동할 때마다 보이는 장면이 제한적이다. 찍어놓은 사진 외의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네이버·다음 거리뷰가 기존 방식이다. 하지만, 큐픽스의 방식은 3D 디지털 트윈 기술로 구현하는 가상공간에서는 사용자가 마우스 커서를 위치시킨 지점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디지털 트윈’의 결과물은 레이저 센서를 이용해 3D 공간을 구성하는 라이다(LiDAR)를 통해 출력한 결과물과 비슷하다. 라이다를 구현하려면 비싼 기계를 사용해야 하지만 우리 기술은 저렴한 카메라를 통해서도 구현할 수 있어 대중화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공간 크기가 커질수록 가격적인 면에서 효율적이다.”
-3D 구현 기술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까?
“건설현장이 대표적인 분야다. 온라인 상에서 시공 오류나 간섭 부위를 찾을 수 있고 현장팀과 사무실팀이 실시간으로 공정률 등 진행상황을 공유하며 작업지시도 내릴 수 있다. 특히 코로나 확산 이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현장 방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대한 필요성이 늘면서 3D 디지털 트윈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주력으로 타겟팅하고 있는데.
“지난해 미국 건축자재 유통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홈디포’를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종합건설사들과 계약을 체결해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도 직방을 포함해 대형 건설사들과 접촉 중이다. 다만 한국은 아직 대다수의 주택이 아파트 등 규격화된 형태라 VR이나 AR로 현장을 둘러보는데 대한 수요가 적다. 그래서 미국처럼 단독 주택이 많아 주택의 유형이 다양한 시장에서 큐픽스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다. 그래서 한국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시장을 더 주목하고 있다.”
- 큐픽스의 기술을 사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하면 사람이 직관적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건설 현장에서 같은 공간을 매일 촬영하고 데이터가 쌓아 놓으면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예상보다 공사 기간이 늘어난다거나 예산이 늘어날 경우 시계열로 축적해 놓은 촬영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보면서 어떤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비효율적인 면이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런 분석을 하면 다른 공사를 할 때 비효율성을 확실히 줄일 수 있다.”
- 큐픽스가 제공하는 3D디지털 트윈기술이 어떤식으로 발전시킬 계획인가?
“아직까지 가상 현실을 구현하려면 사람이 수동으로 공간 사진을 찍어야 한다. 앞으로는 사진 촬영까지 자동화할 수 있도록 로봇 기술과도 연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