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셈세무사의 세금이야기] 1년 전 증여세 냈는데 또 날아온 증여세 고지서, 왜?
[땅집고] 다주택자 A씨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해 미성년인 아들에게 시세 2억원짜리 다세대주택 한 채를 증여했다. A씨는 증여세와 세금 대납에 대한 추가 증여세 3100만원까지 모두 완납했다. 그런데 올해 이 집이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시세가 6억원으로 올랐다. 문제는 갑자기 국세청에서 시세차익 4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추가로 납부하라고 연락이 온 것.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땅집고가 공찬규 케이에스세무회계 대표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미성년자 자녀에게 증여할 때 추가로 증여세가 부과되는 사례를 정리했다. 공 세무사는 부동산 세금전문 유튜버(공셈TV)로도 활동 중이다.
-국세청이 시세차익 4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추가 납부하라고 했는데 과세 근거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42조 3의 1항에 따른 것이다. 이 조항은 ‘스스로 행위를 할 수 없는 자가 재산을 증여받고 5년 이내에 개발사업을 시행, 형질변경사업의 인허가 등으로 인해 이익을 얻은 경우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스스로 행위를 할 수 없는 자’에는 미성년자가 포함된다. 즉 미성년자가 증여받은 자산이 개발사업 등으로 증여 이후 5년 내 가치가 오르면 증여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 정보를 모른 상태에서 증여해도 마찬가지인가.
“만약 다른 자산이 가치가 높아질지에 관한 정보를 모른 상태에서 재산을 증여했다면 내용을 몰랐다는 것을 증명해 소송을 진행하면 추가로 증여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었느냐가 관건이 된다. 이처럼 과세대상자의 반발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국세청도 추가 증여세 과세를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편이다. 과세된 사례를 살펴보면 수증자 가족이나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가 건설사나 개발업체에 재직해 재산 가치가 오를 것이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4억원에 대한 증여세는 어느 정도인가.
“7700만원 정도 부과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55조 3호에 따라 증여재산가액 중 3000만원은 ‘합산배제 증여재산’으로 취급한다. 보통 10년 내 동일인에게 여러번 증여받으면 합산 과세하는데 3000만원은 여기에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4억원 중 3000만원은 공제하고 3억7000만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 약 7700만원이다.”
-재개발은 구역지정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대략 예측이 가능한데.
“재건축도 재개발과 마찬가지 기준을 적용받는다. 관리처분인가, 사업시행인가 등 정비사업 진행 과정 중 집값이 오르는 시점 직전 증여를 받는다면 추가로 증여세를 내야 할 수도 있다.”
-만약 주택이 아니라 주택을 매입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증여받았다면 어떻게 되나.
“주택 매입에 따른 자금조달계획서에 현금을 증여받아 주택을 매입했다는 내용이 있으면 주택을 증여받은 것과 같다고 본다.”
-부동산 이외에 주식이나 그림을 증여받는 경우도 있다. 이 때도 추후 가치가 상승하면 증여세를 또 내나.
“경우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그림을 증여했다고 가정할 경우 작가가 죽으면 그림 가격이 올라가는데 이 경우 가격이 올라도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상증세법 42조 3의1항에 증여받은 재산 가치가 오르는 근거로 적혀있는 내용 중 ‘작가의 죽음으로 그림 가치가 높아진 경우’는 없다. 같은 이유로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증여했는데 가격이 뛴다고 해서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익이 생긴 원인이 법안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주식의 경우 증여세 회피 목적으로 사전에 주식회사의 상장·개발 정보를 입수하고 증여한 뒤 주가가 오르면 추가로 증여세를 내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 상장 정보를 알고 주가가 오르기 전에 증여를 마친 뒤 주가가 오른다면 증여세가 추가로 과세될 수 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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