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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이 조항이 빠졌네" GS-포스코, 노량진3구역서 손잡나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1.11.03 07:16 수정 2021.11.05 13:23
[땅집고] 동작구 노량진3구역(사진)은 노량진뉴타운 대장주 단지로 꼽힌다. 오는 8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귀용 기자


[땅집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에서 대장주 단지로 꼽히는 노량진3구역이 오는 8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절차에 들어간다. 사업 초기부터 주민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해 왔던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의 참여가 유력하다. 조합이 컨소시엄 금지 조항을 빼기로 하면서 두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최근 노량진3구역 입찰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업계에선 GS건설과 포스코건설 두 업체가 시공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었다. 두 회사는 지난해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된 포스코건설은 ‘첫 강남 재건축 수주’라는 성과를 올렸다. 반면 탈락한 GS건설은 반포자이와 신반포4차 등을 연계해 자이타운을 지어 브랜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에 차질을 빚었다.

두 회사는 노량진3구역에서 ‘재대결’ 한다는 의미를 두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노량진3구역 조합이 대의원회를 개최해 시공사 입찰 규정에서 ‘컨소시엄 금지’ 조항을 빼기로 결정하면서, 두 업체 간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땅집고] 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노량진뉴타운 현황/장귀용 기자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공사 수주를 위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사 수주전이 과열되면 과거에는 수백억원씩 인건비와 홍보 비용 등을 쏟아부었다. 시공사 선정에 탈락한 회사는 이때 투입된 비용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과거에는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수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규모가 큰 사업장들이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2019년경부터 조합들이 단독 입찰을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2019년부터 한남3구역과 갈현1구역 등 대규모 사업장에서 컨소시엄 금지 조건을 내걸었고 최근에는 단독 입찰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은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책임감이 없어지고 그 결과 공사 품질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었고, 시공 속도에도 차이가 났다. 실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한 대형 아파트 단지는 책임 건설사마다 동(棟)간 공사 품질에 차이도 났다.

이 때문에 노량진3구역도 원래는 컨소시엄 금지 조항이 있었다. 노량진3구역이 컨소시엄을 허용하게 된 데에는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은 현재 다른 사업장에서 연말 실적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만큼 두 회사가 과도한 경쟁을 벌이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조합도 부담감에 한쪽이 입찰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컨소시엄 형태 속에서 공사 일정 경쟁을 벌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땅집고]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은 노량진3구역에서 홍보영업사무소를 열고 민심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건설 노량진영업소. /장귀용 기자


GS건설은 올 연말 용산구 이촌 한강맨션과 미아뉴타운 3구역 등에서 수주전을 앞두고 있다. 전선(戰線)이 다각화되면서 대결보다는 수주실적 확보라는 실리가 필요한 입장이다. 실제로 이촌 한강맨션에서는 삼성물산이, 미아뉴타운에서는 롯데건설이 버티고 있다. 두 곳 모두 컨소시엄이 금지된 사업장이다. 그 외에도 전국에 곳곳에 사업장들이 많아 재건축 홍보‧영업부분의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다.

포스코건설도 대결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신반포21차에서 파격적인 제안에도 불구하고 GS건설과 박빙 승부 끝에 시공권을 확보했다. 객관적으로 포스코건설의 ‘더샵’은 브랜드 가치면서 GS건설의 ‘자이’에 밀리기 때문에 노량진3구역에서 공사를 따 낸다는 보장도 없다. 또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 부문에 인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컨소시엄 금지 조항을 추가하는 경우는 있어도 입찰 직전에 조항을 삭제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GS건설과 포스코건설 간에 미리 교감이 있고, 이를 조합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두 회사의 제안을 받아 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량진3구역은 시공사선정이 가시화되면서 조합원 입주권 가격도 크게 치솟았다. 지난 9월 14억~16억원이던 조합원 입주권 가격은 현재 15억~16억5000만원으로 2달 정도 만에 5000만~1억원 올랐다. 업계에선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시공사를 빨리 선정해 주택경기가 살아 있을 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조합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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