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농경마을 ‘十’자 모양 단층 주택 ‘코트야드 빌라(Courtyard villa)’
[땅집고]중국 허베이 탕샨 농경 마을에 단층주택 ‘코트야드 빌라’(Courtyard villa)가 있다. 과수원과 농경지, 하천으로 둘러싸인 교외 지역 평지에 자리잡아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 집은 원래 10년 전에 흔히 볼 수 있던 전형적인 목조 가옥이 있었다. 건축주는 공간을 재구성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 집을 지었다.
◆건축 개요
건축사무소 : 아크스튜디오(ARCHSTUDIO)
위치 : 중국, 허베이, 탕샨
대지면적 : 820㎡
연면적 : 265㎡
대표건축가 : 한 웬창(Han Wenqiang)
사진작가 : 왕 닝(Wang Ning)
◆건축가가 이 집을 지은 의도는…
건축가는 중국의 전통 가옥 스허위안(Siheyuan)에서 영감을 받아 집을 지었다. 스허위안은 중정(中庭) 중심으로 건물을 배치하는데 창이 외부가 아닌 중정 방향으로 나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부에서 보면 폐쇄적인 것처럼 보인다. 사생활 보호에 좋다. 집 이름이 코트야드인 것도 스허위안의 특징을 반영해 마당을 중심으로 계획했기 때문이다.
■ ‘十’자 모양으로 배치한 침실
이 집에는 침실이 네 개 있는데 건물 위에서 바라보면 ‘十’ 모양으로 네 귀퉁이에 각각 하나씩이다. 방 네 개가 솟아있는 지붕을 떠받친 형태다. 지붕 구조는 목재이며, 검게 그을린 나무 타일로 지붕 외관을 마감했다.
방은 모두 철근과 콘크리트로 골조를 짰다. 내부 공간은 노출콘크리트인데 벽면은 베이지색 흙벽돌로 마감했다. 벽돌을 두 겹으로 쌓은 덕에 단열 기능이 강화됐고 내부와 외부 자재가 동일해 통일감을 준다.
방에 있는 창은 모두 중정 방향으로 나 있고 각 방에서 중정으로 이어진다. 집 바깥 방향으로 창이 나있지는 않지만 중정이 있어 채광에 문제는 없다.
■ 경계가 불분명한 공용공간
집을 재건축하면서 손님 접대공간과 여가·휴식 공간을 새로 마련했다. 방 사이에 난 네모난 공간이 이 모든 기능을 하는 공용 공간으로 사용된다. 이곳은 다이닝룸이면서 피아노 등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자 거실이다.
공간 간 구분이 뚜렷하지 않지만 벽난로, 식탁, 피아노 등의 사물로 영역을 구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