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리포트] 14년 만에 첫삽 뜬 CJ라이브시티, 고양 상권지도 바꿀까
[땅집고] 지난 10월 29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장항동. 일산호수공원에서 킨텍스로 이어지는 한류천을 사이에 두고 나무와 풀이 무성한 넓은 공터가 펼쳐졌다. 불과 이틀 전 K-팝(Pop) 전문 공연장으로 조성되는 ‘CJ라이브시티’ 착공식이 열렸던 곳이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CJ라이브시티는 그간 미개발지로 남았던 장항동 일대 개발을 촉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연간 190회 이상 이어지는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 즐길거리로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메카로 만들겠다”고 했다. ‘한류월드’를 표방하며 2004년부터 추진된 CJ라이브시티는 우여곡절 끝에 약 14년 만에 첫삽을 뜨게 된 셈이다.
CJ라이브시티는 32만6400㎡ 부지에 2024년까지 2만석 규모 실내공연장과 4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야외공연장이 들어선다. ▲콘텐츠 경험시설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 타운 ▲상업시설 ▲숙박시설 ▲친환경 생태 공간 등도 순차적으로 조성한다.
CJ그룹은 당초 놀이기구 중심 테마파크를 K-팝 공연장 중심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경기도에서 세차례나 보완 요구를 받으면서 퇴짜를 맞았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배후에 조성하기로 한 고양 방송영상문화 콘텐츠밸리도 올 5월에야 기공식을 열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배후 수요를 겨냥해 개발했던 주변 상업시설 원마운트와 호텔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표적 피해사례가 부지 북쪽에 조성한 고양 원마운트. 상업시설 개장 8년여 만에 망한 상권이 돼버렸다. 이날 원마운트를 둘러보니 지상 1~2층을 가리지 않고 상가 곳곳이 텅텅 비어 있었다. 임차인을 구한다는 안내문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방문객이 간간이 보였지만 그나마도 카페 정도만 이용할 뿐이다. 원마운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상권이 3호선 대화역 인근으로 이동해버려 지역 주민들도 거의 찾지 않는다”며 “장기 계약하면 보증금을 받지 않겠다는 임대인도 있지만 문의가 없다”고 했다.
원마운트 상가 소유주와 임차 상인들은 CJ라이브시티 착공 소식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원마운트는 CJ라이브시티까지 약 600m 거리로 가장 가까운 상가다. CJ라이브시티 북쪽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된다. 공연장을 찾은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는 위치다. 인근 5성급 호텔인 소노캄고양도 외국인 방문객 등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주변 아파트 주민들도 각종 편의시설과 상권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그간 킨텍스원시티아파트, 한류월드시티프라디움레이크, 힐스테이트킨텍스레이크뷰아파트 등 장항동 일대 아파트는 단지 내 상가를 제외하면 1.5㎞ 이상 떨어진 대화역 인근 상권을 이용해야 했다. 시설이 활성화되면 도보 5분 내로 다양한 편의시설과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상가와 공연장 근무인력 유입에 따른 주거 수요도 흡수할 수 있어 매매가격 상승도 기대된다.
부동산 업계는 최근 착공한 대형 공연장과 GTX(광역급행철도)-A 킨텍스역(예정)이 들어서 유동인구 유입이 늘면 인근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대규모 공연·체육시설은 주변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서울 구로구 고척1동은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었지만, 2015년 고척 스카이돔 준공 이후 인근에 먹자골목이 자리잡았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교통 수요도 많아져 올 4월 신구로선 고척역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됐다.
2026년 킨텍스사거리에 개통하는 GTX-A 킨텍스역도 CJ라이브시티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CJ라이브시티는 고척 스카이돔이나 잠실운동장 등 경쟁 관계에 있는 공연장보다 인천공항이 가깝다. 해외 스타들과 관련한 행사를 유치하기 유리한 입지인 셈이다. 하지만 서울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은 약점이다. GTX가 개통하면 서울역과 삼성역에서 킨텍스역까지 각각 13분, 17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공연장을 중심으로 한 상권인 만큼 연중 방문객을 꾸준히 유치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연장이나 체육시설 주변 상권은 특정일이나 계절에만 이용객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평소에도 해당 시설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인근 거주자를 고정 수요층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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