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의 ‘대출 조이기’ 이후 서울에서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 등 상대적으로 저가 아파트가 모여있는 지역의 아파트값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도강’은 30대 주택 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수요와 ‘영끌 매수’로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인 만큼, 대출 규제와 심리 위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통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의 10월 넷째주 아파트값은 0.15% 올라 이 기간 서울 평균(0.16%)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원구 아파트값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한주만에 최고 0.39%(넷째주)까지 올라 서울 평균(0.22%)의 2배에 육박했으나 최근 들어 상승세가 확연히 꺾였다. 10월 들어 0.26%(첫째주)에서 0.15%(넷째주)까지 상승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노원구와 함께 서울 중저가 아파트가 모여있는 도봉구 역시 8월 넷째주 0.19%에서 10월 넷째주 0.09%로 상승세가 확연히 꺾였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집값이 단기에 급등한 가운데 대출까지 더 막는다고 하니 매수자들이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간혹 사정이 급한 집주인이 호가보다 1000만∼2000만원씩 싼 매물을 내놔도 사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거래량을 봐도 최근 상대적 저가 지역의 아파트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따르면 올해 9월 도봉구 아파트 거래량은 83건에 그쳐 지난 1~8월 평균 거래량(197건)의 절반 이하(43%)로 줄었다. 강북구(51.5%) 노원구(47.4%)와 강서구(51%), 등 4개 지역이 이 기간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4개 지역으로 꼽혔다.
반면 강남권 등 아파트값이 비싼 지역은 대출 규제에도 상대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넷째주 강남구 아파트값은 0.23% 올라 서울에서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기간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용산구(0.28%)였다. 이밖에 서초구(0.21%), 송파구(0.23%), 마포구(0.27%) 등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상승률이 서울 평균(0.16%)보다 높게 나타났다.
강남3구와 용산구 등에서는 아파트값이 이미 15억원을 넘어 대출을 한푼도 받지 못했던 만큼, 정부의 이번 대출 규제로부터 영향이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달 들어서도 강남 3구의 주요 아파트는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이달 27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10월 초 26억원에 이어 불과 며칠 만에 1억원이 오른 셈이다. 같은 주택형 기준으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뷰’는 이달 37억5000만원,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는 지난달 29억8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가 시행한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저렴한 지역의 거래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수석연구원은 “노·도·강 등은 최근 1~2년간 2030 등 젊은 층이 대출을 한도까지 받아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지역”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을 한도를 크게 축소시키는 정부 대출 규제에 영향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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