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 유망기업] 공유주방 '고스트키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고스트키친 강남점’. 2017년 문을 연 이곳은 이른바 공유주방이다. 200여평 매장에 ‘달떡볶이’ ‘곱도리탕’ 등 젊은층에서 유명한 배달 전문 식당 27개가 꽉 들어차 있다. 1곳당 전용 13㎡(약 4평)에 직원은 2~3명이지만 월 매출 6000만~1억원대를 거뜬히 올릴만큼 장사가 잘된다.
고스트키친은 최정이 단추로끓인수프 대표가 개발했다. ‘배달의민족’에서 투자 유치를 담당했던 최 대표는 “머지 않아 배달 음식을 전문 판매하는 공유주방이 뜰 것”이라고 확신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고스트키친은 현재 수도권 8곳에 총 166개 주방을 보유 중이다. 공간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IT(정보기술)를 활용한 독특한 주문접수 시스템과 마케팅 솔루션도 제공해 인기가 높다. 지난해 매출 16억원에 이어 올해 매출도 이미 30억원을 넘었다. 우미건설 등으로부터 프롭테크(prop-tech) 기업으로 인정받아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최 대표를 만나 공유주방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공유주방에 입점하면 어떤 점이 좋나.
“점주들이 직접 상가를 찾아 입지 분석하고, 사업성을 검토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인테리어 비용도 적게는 2000만~3000만원, 프랜차이즈라면 5000만~6000만원 정도 필요하다. 공유주방에 입점하면 초기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고스트키친은 초기에 ‘1415만원’만 내면 된다. 보증금(1000만원)이 대부분이다. 주방 설비와 인테리어에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월세 150만원 정도면 시설유지·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점주들은 음식 조리에만 신경쓰면 된다.”
-고스트키친 출점 기준은.
“웬만한 지역이면 출점 가능한데 1~2인 가구 비중이 높은 곳일수록 좋다. 서울에서는 강남구와 관악구 주문 건수가 압도적이다. 강남구에는 직장인이, 관악구에는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많다. 주문 한 건당 평균 금액은 강남구가 10%쯤 높다. 주거밀집도가 높은 노원·송파·영등포구에도 지점이 있다.”
-어떤 건물이 공유주방 개발에 적합한가.
“임대료가 저렴한 지하 1층이 좋다. 일반 식당은 눈에 잘 띄는 지상층을 선호하지만, 배달 전문 식당은 눈에 띌 필요가 없다. 매장 총 면적은 200평 안팎에 4~5평짜리 주방 20여개가 들어가는 게 이상적이다. 문제는 각종 시설 설치 가능 여부다. 전기 용량이 부족하거나 건물 하중 문제로 하수배관을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고스트키친이 내세우는 신기술은.
“자체 개발한 주문관리 시스템 ‘발가락’이다. 배달 플랫폼으로 음식 주문을 받으려면 포스기에 각 사가 운영하는 앱을 모두 깔고 따로따로 주문을 처리해야 한다. 이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다. ‘발가락’은 모든 플랫폼에서 접수한 주문을 한 번에 모아주고, 배달원 호출도 가능하다.”
-앞으로 목표는.
“고스트키친 입점 식당을 프랜차이즈로 키워보고 싶다. 밀키트(간편조리세트) 제작과 온라인 판매까지 확장해볼 생각이다. 단순한 공간 임대업에서 나아가 점주들과 동반 성장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