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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난이도 세계 최고 한국…무주택 배점 40점으로 올려야"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1.10.19 07:00

[땅집고] “한국의 아파트 청약 난이도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 청약제도는 정작 금수저나 자발적 무주택자와 아파트를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진짜 무주택자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뭔가 크게 잘못된 거죠.”

부동산 마케팅 회사인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대표는 “정부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히기 위해 청약 제도를 수없이 개편했지만 달라진 건 청약 부적격자가 늘었다는 것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4년간 청약 당첨자 10명 중 1명은 부적격자였다. 부적격 사유 중 71%가 ‘가점 오류’였다.

이 대표는 “주택이 필요한 무주택자가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무주택 기간에 대한 가점 비중을 높이고, 민영주택에도 소득·자산 기준을 도입하는 등 실질적으로 무주택자 당첨 확률을 높이는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19년 청약점수를 자동 계산해 주는 무료 어플리케이션 ‘청약365’를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청약 앱을 만들면서 청약 제도를 누구보다 열심히 들여다봤더니 문제점이 수두룩한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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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청약 자격 체크부터 가점 계산까지…무료 어플리케이션 '청약 365'

[땅집고] 이월무 미드미디앤씨 대표는 "청약 시스템을 연말정산 수준으로 일원화해 단순 실수로 인한 부적격 사례를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조선DB


■ “통장 가입기간 점수 낮추고, 무주택 기간 40점으로 높여야”

이 대표는 우선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만점) 비중을 줄이는 대신 무주택 기간 점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약제도는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인데 무주택 기간 배점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땅집고] 청약 가점표. / 한국부동산원


현재 청약 가점 만점인 84점 중 무주택 기간 배점은 1년당 2점씩 총 32점(15년 이상)이 만점이다. 부양가족 1명당 5점(6명 이상·35점 만점)인 부양가족 가점보다 낮다. 부양가족이 많은 청약자가 무주택 기간이 긴 청약자보다 가점 경쟁에서 유리한 셈이다. 이 대표는 “1인가구가 증가하고 고령화, 저출산으로 예전만큼 가구별로 부양 가족 수가 많지 않아 부양가족 항목에만 가점 비중을 높이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배점(15년 이상·17점 만점)은 필요 이상으로 높다. 이 대표는 “청약통장 가입기간의 경우 청약을 위한 기본 요건을 갖췄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인데, 배점이 높을 이유가 없다”며 “청약통장 가입기간 만점은 5년 이상·10점 이하로 낮추고 무주택 기간 만점을 현재 32점에서 40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민영주택 일반공급에도 ‘소득·자산기준’ 적용해야

이 대표는 민영주택 일반공급에도 특별공급처럼 자산·소득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청약 제도에서는 무주택자는 모두 똑같이 취급하지만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까지 주택 당첨 기회를 줄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무주택자 사이에도 소득 편차가 큰데 무주택자 적용 기준에 소득 수준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특별공급에만 적용하는 자산기준을 일반공급에도 확대해 일정 수준 이상 자산을 보유했거나 고소득자인 청약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충분히 내 집 마련할 경제적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전·월셋집에 거주하는 이른바 ‘자발적 무주택자’와 일반 저소득 무주택자가 청약 혜택을 똑같이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저소득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와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고소득자가 9억원 이하 국민주택이나 민영주택을 구입할 때는 대출 등 자금 지원을 제한하는 대출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 “1인가구 특별공급 제도 검토할 시기 왔다”

이 대표는 “지난해 전국 1인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40% 에 육박한 만큼 아파트 청약 제도에 ‘1인가구 특별 공급’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가 생애최초 특별공급 제도에 추첨제 비중을 30% 정도로 높이는 방안을 발표한 것도 이에 속하겠지만, 이보다 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1인가구만 지원할 수 있는 특별공급 물량을 따로 배정하거나, 연령대별 쿼터제를 도입해 나이와 가족 구성원에 따라 공급 비중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연령대별 쿼터제란 ▲30대 이하이며 가족 구성원이 2인 이하라면 20% ▲40대 이하이며 3인 이하면 30% ▲30대 이상이고 4인 이상이면 40% 비중을 두는 식으로 가족 구성원 비율에 맞춰 당첨자를 배정하는 것이다.

[땅집고] 연간 청약 부저격 당첨자 비율. / 미드미디앤씨 제공


청약 접수 창구를 일원화하고, 청약 자격에 해당하는 전산망을 통일해 입력실수, 오기입 등으로 부적격 당첨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 대표는 “현재 시스템만으로는 가점 항목 등을 일일이 기입해야 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부적격자를 가려내기 어려운 점이 많다”며 “마치 연말정산처럼 자동적으로 계산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 행정안전부가 정보를 공유해 시스템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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