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남 최고 알짜 중 하나로 꼽히는 서초구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문제로 또 다시 혼돈에 빠졌다. 조합 측은 시공 계약 해지를 둘러싸고 벌였던 대우건설과의 소송에서 최근 패했지만 다시 총회를 열어 시공계약 해지를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경우 대우건설은 최소 500억대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인정하면 삼성물산 측에서 수백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 확실해 조합 측은 진퇴양난에 처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1년 이상 공사 중단과 일반분양 지연이 우려된다.

☞[관련기사] 신반포15차 시공사 교체되나…'계약 해지' 대우건설 항소심 승리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5차 조합은 오는 27일 대우건설과의 시공사 계약 해지를 안건으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합은 지난 6일 대우건설과의 항소심에서 패소 후 현재 상고심을 신청한 상태다. 조합은 앞서 지난해 4월 대우건설 대신 삼성물산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한 후 ‘래미안 원펜타스’라는 단지명을 내걸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계약 해지 안건이 통과되면 상고심에서 패소가 확정되더라도 대우건설과 계약은 끝난다.

하지만 만약 신반포15차 조합이 시공사 해지를 다시 결의하면 대우건설이 시공권은 포기하더라도 막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전망이다. 조합 측도 지난해 소송 당시 손해배상 명목으로 250억원의 공탁금을 걸었지만, 대우건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이번에 법원이 모든 귀책사유가 조합에 있다고 손을 들어준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많게는 50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 재건축과 관련해 이미 철거와 지반공사를 진행해 그동안 투입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우건설이 손해배상 없이 물러나기는 힘든 입장이다.

문제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다시 선정하기는 더 어렵다는 것. 삼성물산이 시공사 선정 이후 20% 이상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시공사 지위가 뒤집히면 삼성물산 측에서 요구할 공사 비용과 손해배상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소송전이 이어지면서 신반포15차 공사와 일반분양 일정 지연도 불가피해졌다.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마감재와 브랜드를 확정할 수 없어 일반분양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손해배상이 이뤄지면 조합원 분담금에 변화가 생겨 관리처분인가도 다시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됐든 시공사를 확정하고, 손해배상 문제가 해결돼야 공사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던 일반분양도 1년 이상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합 측이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양쪽으로 손해배상 위기에 몰리고, 사업 지연 가능성마저 높아지면서 조합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신반포15차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조합원 A씨는 “현재 강남권 3.3㎡(1평)당 공사비보다 100여만원 저렴한 평당 499만원에 대우건설과 계약했었는데, 결국 지난 1년 반 동안 공사만 지연됐다”면서 “앞으로 손해배상 소송이 벌어지면 또 얼마나 공사가 지연되고, 손해가 커질지 걱정”이라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보유세 또 바뀌었다. 종부세 기준 11억으로 상향. 올해 전국 모든 아파트 세금 땅집고 앱에서 확인하기. ☞클릭! 땅집고 앱에서우리집 세금 바로 확인하기!!

▶땅집고는 독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개별 아파트와 지역, 재개발·재건축 조합 소식과 사업 진행 상황·호재·민원을 제보해주시면 기사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기사 끝 기자 이메일로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