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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꽉 막힌 강변북로에 신개념 교통수단 BTX 본격 추진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1.10.14 03:39
[땅집고]서울 강변역~남양주 수석IC까지 이어지는 국내 첫 BTX 예상 노선도. /조선DB


[땅집고] 서울 강변역~경기 남양주 수석IC를 잇는 강변북로 구간에 국내 최초로 신개념 교통수단인 ‘가변형 버스전용차로’(BTX·Bus Transit express) 사업 추진이 본격화된다. 정부는 내년까지 강변북로에서 BTX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2023년 올림픽대로를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BTX는 고속간선도로에 임시로 버스전용차로를 만들어 도시 외곽과 도심을 잇는 장거리 급행버스가 다니도록 하는 신개념 교통서비스다. 정부는 BTX를 도입하면 강변역~수석IC간 차량 이동 시간이 현재 62분에서 32분으로 절반 정도 단축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국토부 대광위) 관계자는 14일 “지난 7일 강변북로 구간인 서울 강변역~경기 남양주 수석나들목(IC) 구간 버스전용차로 설치 사업에 대한 용역을 1억1000만원에 발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7월 내놓은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 후속 조치다.

이번 용역은 남양주 수석~강변북로~서울 강변역 10㎞ 구간에 버스전용차로 설치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하고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이다. 경제성과 재무성을 분석하고, 사업추진 장애요인, 버스전용차로 적정노선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향후 사업추진 여부와 효율적인 건설·운용 방안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용역 기간은 8개월로 이르면 내년 6월 말 완료한다.

BTX는 이동식 중앙분리대를 활용해 출퇴근 시간에 상대적으로 정체가 적은 방향의 1개 차로를 버스전용차로로 조성한다. 예컨대 출근 시간 서울 외곽 방향 1개 차로를 이동식 중앙분리대로 나눈 후 버스전용차로로 사용하는 식이다.

강변북로 남양주~서울 구간은 서울 도심을 잇는 광역버스 구간과 일반차량 구간이 구분되지 않아 교통 정체가 심하다. 더구나 향후 남양주 왕숙지구 등 신도시가 개발되면 교통 정체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광위는 남양주 수석~강변북로~서울 강변역 구간에 BTX를 도입하면 버스 통행 시간이 62분에서 32분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다.

[땅집고] 2020년 8월 6일 오전 중부지방 폭우 영향으로 서울 간선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가운데 서울 도심 방향 강변북로가 차량들로 꽉 막혀 있는 모습이다. /장련성 기자


다만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가변형 버스전용차로 도입을 위해 필요한 이동식 중앙분리대 설치는 투자 비용이 과다하고 합류 지점 교통 안전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대광위 관계자는 “이번 용역 결과가 나오면 서울시와 다시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서울시가 추진 중인 강변북로 지하화와 관련, 국토부 대광위 관계자는 “BTX는 당장의 교통 체증 완화가 목적이기 때문에 현재 도로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향후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이 구체화하면 서울시와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처럼 혼잡한 도로 위에 BTX를 설치하면 오히려 교통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해외에서도 '로드 지퍼'(Road Zipper), '지퍼 레인'(Zipper lane)이라고 부르며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사례가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강변북로처럼 통행량이 많지 않은 중저 통행량 도로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도입한다는 것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미 용량이 한계점에 달한 강변북로에 도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식은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BTX를 도입하려면 도로 기반을 본질적으로 새롭게 짜내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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