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미국 뉴욕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맨해튼 주택 거래량이 30여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미국 전역에서 주택 가격과 임대료 역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저금리 속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집값이 제자리를 찾아 가는 데다 그동안 주택 공급 부족이 부족했던 탓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올 3분기 뉴욕 맨해튼에서는 지난 32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아파트가 거래 됐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거래업체 더글러스 앨리먼은 “올 3분기 맨해튼 아파트 매매건수는 4523건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부동산 버블이 터지기 직전인 2007년(3939건)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크게 침체됐던 지난해 3분기보다는 3배 이상, 펜데믹 전인 2019년 3분기보다는 76.5%가 높은 수치다.
올해 3분기 맨해튼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역대 최대치인 95억 달러(한화 약 1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3개월 동안 팔린 맨해튼 아파트의 중간값은 111만5000달러(약 13억2400만 원)로 지난해보다 1.4%, 2년전보다 8.8%가량이 올랐다.
‘더글러스 앨리먼’의 감정평가사 조너선 밀러는 “지난해 맨해튼의 매출이 반토막날 동안 모든 교외 지역 부동산은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그간 밀렸던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역에서 주택 가격과 임대료 역시 급등세다. 미국 전체 주택가격 평균을 나타내는 케이스-실러 지수는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19.7% 올랐다.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의 주택가격이 1년 전보다 32.4%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27.8%), 워싱턴주 시애틀(25.5%), 플로리다주 탬파(24.4%), 텍사스주 댈러스(23.7%), 플로리다주 마이애미(22.2%) 등도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임차료 평균을 나타내는 ‘질로’ 지수도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11.5% 올라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랐다. 질로 지수는 팬데믹 이전에도 연간 3% 내외 상승했다. 미국 주택 임대 플랫폼 업체인 ‘줌퍼’는 “작년 3월 이후 미국의 임차료가 평균 10% 이상 올랐는데 이는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부동산 시장의 과열 원인으로는 코로나 사태와 저금리, 공급 부족이 거론된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 저금리가 유지되며 시장에 많은 돈이 풀렸는데,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며 억눌렸던 매매 수요가 터져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기다 코로나 탓에 주택 공급이 줄었고 인건비마저 높아져 주택 가격은 더 급등하고 있다.
최근 급등한 집값 때문에 미국에서도 한국처럼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8월 미국의 온라인 대출회사 ‘렌딩트리’가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 2050명을 대상으로 조한 결과, 자신을 세입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 48%는 '평생 집을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이 중 X세대로 불리는 41~55세(55%)와 밀레니엄 세대인 25~40세(52%)는 과반수가 이 같은 걱정을 안고 있다고 나타났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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