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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강원도다"…대형 건설사들이 영동에 손 뻗는 이유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1.09.30 03:10
[땅집고] 최근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에서 틈새 지역으로 떠오른 강원도 동해시.


[땅집고] 국내 ‘빅 5’ 건설사로 꼽히는 GS건설이 오는 10월 강원 동해시에 ‘동해 자이’ 아파트를 분양한다. 동해시에 최초로 들어서는 ‘자이’ 브랜드 아파트다. GS건설 관계자는 “동해·속초 등 영동 지역에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워낙 드문 데다, 동해시 최초로 주차장을 모두 지하에 배치하는 공원형 아파트이기도 해 현지는 물론 외지인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근처 속초시에선 롯데건설이 지난해 9월 ‘속초 롯데캐슬 인더스카이’를 내놓으면서 속초 분양 시장에 첫 진출하기도 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강원도 동해안 지역 분양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강릉·속초·동해 등지에 그동안 볼 수 없던 ‘자이’‘e편한세상’ 등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강원 영동 지역에 신규 분양이 부족했던 데다 각종 규제도 없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 “가자, 강원도로”…공급 없던 틈새시장으로 눈길

[땅집고] 최근 5년간 강원 영동지방에 분양한 새 아파트 중 대형 건설사 단지 비중 추이. /자료=부동산114, 그래픽=이지은 기자


강원 영동지역은 그동안 집값이 별로 안 오르고 인구가 적은 데다 서울까지 거리가 멀어 대형 건설사가 진출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분양가가 낮아 수익성이 별로였기 때문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삼성·현대·GS·포스코·대우 등 이른바 ‘5대 건설사’가 강원도에 아파트를 분양한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강원 영동에 진출한 대형 건설사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강원 영동지역인 고성·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태백 등 7곳에서 분양한 아파트 총 4277가구 중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가 공급한 단지 비율이 68%(2893가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약 5년 전인 2016년까지만 해도 이 비율이 17%(784가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5대 건설사 물량은 0가구에서 2893가구로 늘었다.

[땅집고] 최근 2년간 강원 영동지방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추이. /이지은 기자


이유가 뭘까. 우선 전국적 집값 강세 속에 영동지역 집값도 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셋째주까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속초시 10.6% ▲강릉시 9.57% ▲동해시 2.19% 등이다. 2020년 연간 상승률이 1%에 못 미치거나(속초 0.61%) 되레 마이너스(동해 -1.2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집값 상승폭이 커진 것.

여기에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서울~강릉 KTX 노선이 각각 개통하면서 영동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서울·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3기 신도시 개발이 본격화하기 이전까지는 신규 택지 공급도 많지 않다”며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강원 영동 지역에 진출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 강릉·속초 등지에서 잇따라 청약 완판

[땅집고] 최근 강원 영동지방에 분양한 대형건설사 아파트 청약경쟁률. /이지은 기자


영동 지역에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단 새 아파트는 100% 청약 마감되고 있다. 그동안 강원도에 공급된 아파트는 대부분 중소 건설사가 짓는 나홀로 아파트이거나 대단지라도 부대시설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최근 대형 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는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과 수준높은 조경 시설을 갖추고 있다. 평면도 4베이나 알파룸 같은 최신 설계를 적용해 수요자 선호도가 높아졌다.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반면, 강원도는 전역이 비 규제지역인 점을 노리고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비 규제지역에선 세대주 여부나 보유 주택수에 관계 없이 새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고, 청약 당첨 후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6개월로 짧다. 한 분양마케팅 회사 관계자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강원 영동지역 분양 시장에 유입되면서 미분양 리스크가 확 줄어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8월 롯데건설이 강릉시 교동에 분양한 ‘강릉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760가구 모집에 3만5625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46.8대 1이었다. 강원도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이다. 지난 1월 GS건설이 강릉시에 처음으로 분양한 ‘강릉자이파인베뉴’는 평균 13대 1, 2019년 현대현설이 속초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속초 센트럴’은 9대 1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땅집고] 올해 10월 GS건설이 강원 동해시에 분양하는 '동해 자이' 조감도. /GS건설


오는 10월 분양하는 동해시 ‘동해 자이’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9동, 총 670가구다. KTX동해역까지 직선으로 약 1㎞ 거리며, 동해IC가 가까워 자동차로 국도 7호선과 동해고속도로로 진입하면 서울·수도권과 영동권 주요 지역으로 이동 가능하다. 100% 지하주차장뿐 아니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사우나를 포함하는 것도 동해시 최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서울·수도권에 새 아파트를 짓기가 어려운 가운데 최근 강원도 지역에서 새 아파트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져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본격 분양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강원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지금처럼만 유지된다면 내년 이후로도 강원도에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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