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6단지 아파트 전용 115㎡는 지난 8월 25억5000만원(11층)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15억5000만원)보다 10억원 상승한 가격이다. 하지만 올해 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5년 내 가장 적다. 올해 거래량은 20건이다. 지난 5년 중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018년(57건)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 거래는 급감했지만 팔리는 족족 신고가를 기록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거래량이 줄면 집값이 하락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정반대다. 주택 수요가 탄탄한데 집주인들이 세금 부담 탓에 집을 내놓지 않고, 간혹 나오는 매물은 호가를 최대한 높인 이른바 ‘배짱 매물’ 밖에 없어 집값이 비정상적인 상승을 계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거래량 줄면 집값도 떨어져야 하는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한양8차 아파트는 올해 딱 한 건 거래됐다. 전용 210㎡가 66억원(15층)에 팔려 직전 최고가보다 18억원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6억5000만원 상승했다. 압구정동은 최근 재건축이 추진 중인 6개 구역 중 4개 구역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압구정동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매물이 더욱 귀해졌고, 나오는 즉시 신고가에 거래되는 추세”라고 했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628건으로, 지난달(4011건)의 6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30일 이내여서 신고 기간이 아직 남아 있지만, 현 추세로 볼 때 올해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던 4월(3666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집값은 정반대다. 9월 들어 올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은 3주 연속 0.21% 오르며, 7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특히 재건축이 예정된 노후 단지가 급등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20년이 지난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올 들어 지난주까지 5.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 신축 단지는 3.36% 올라 노후 단지가 약 1.8배 더 상승했다.
■ “신고가 아니면 안 판다”…배짱 호가도 속출
이 같은 기현상이 벌어지는 원인으로 정부의 강도 높은 세금 규제가 꼽힌다.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 중과세에 묶여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내면서 버티더라도 집을 팔기가 어렵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 정부 정책으론 다주택자들이 굳이 집을 팔만한 요인이 전혀 없다”며 “배짱 호가로 매물이 나오더라도 전세 등 집값을 받쳐주는 요인이 많아 강력한 규제 속에 신고가가 이어지는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하반기에 신규 주택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점도 집값 불안을 부추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는 1만3023가구다. 2019년 하반기(2만3989가구), 2020년 하반기(2만2786가구)와 비교하면 1만가구 넘게 감소한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간혹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며 “주택을 사야 한다는 매수 심리가 강하고,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시장 불안도 가중되면서 아파트값 상승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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