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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 전철·버스보다 효율적?…"자칫 교통 체계 쑥대밭"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1.09.23 03:53
[땅집고]트램의 특징/조선일보DB


[땅집고] 전국 각지에서 신(新)교통수단인 트램(노면전차)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신도시 주민들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트램 사업이 부족한 교통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램은 ‘도로 위를 달리는 전차’다. 버스보다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고 지하철보다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또 건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이미 도로가 놓인 상태에서 건설할 경우 자칫 기존 교통 체계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땅집고]위례 신도시 트램 광장 주변 모습. 트램 건설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광장 중앙에는 열차 노선 대신 잔디밭이 들어서 있다. /조선DB


■ 부산 오륙도선 트램 2023년 목표…수도권에선 위례선이 1번

3일 현재 전국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트램 사업지는 ‘한국형 무가선트램 실증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부산 오륙도선 트램이다. 부산 남구 대연동 용소교차로(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용호동 오륙도SK뷰 아파트에 이르는 총연장 5.15㎞에 달하는 노선이다. 2023년 준공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위례신도시 트램이 가장 먼저 개통할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의 숙원사업인 '위례선 트램' 사업은 올해 6월부터 시작해 지반조사 등 기본설계를 11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기본설계 과정이 끝나면 시는 시공사를 결정하고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차량 구매가 연이어 유찰되면서 사업 속도가 계속 연기되면서 개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트램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착공,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화성시 ‘동탄 트램’이 대표적이다. 동탄 트램은 ‘수원 망포역∼동탄역∼오산역’과 ‘병점역∼동탄역∼차량기지’ 2개 구간을 지나게 되며,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동탄 트램은 최근 국토부로부터 '동탄 트램' 기본 계획을 승인받았다. '대곡~고양시청~식사동' 식사선 트램 관련 용역은 지난 7월 말부터 진행 중이다.

인천에서도 부평에서 연안 지역까지 가는 트램에 대한 사업 논의가 진행 중이다. 부평 연안부두선 트램 노선 사업은 시의 중장기 과제다. 이달 17일까지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설문 조사는 트램이 현실화할 경우 정거장 주변 지역의 중장기 활성화 방안 구상에 반영될 계획이다. 이밖에 국가 균형발전을 명목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대전시에서도 트램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땅집고]오송 트램 시험선/한국철도기술연구원

■ 편하고 효율 높지만, 잘못하면 기존 교통 체계 망칠 수도

트램은 1km당 건설 비용이 지하철의 6분의 1, 경전철(모노레일)의 3분 1밖에 들지 않는다. 한 대에 최대 200명까지 태울 수 있어 버스보다 효율적이고 노면 승하차가 가능해 지하철보다 편리하다. 또 전기를 사용하는 환경 오염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램 자체가 가진 장점은 크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낯선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꼼꼼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기존 차선을 함께 써 신호 체계 혼잡을 유발할 수 있다. 안정화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기존 차량·보행 시스템이 트램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얼마나 체계적으로 설계하는지에 따라 트램의 성공 여부는 갈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수년 전부터 트램을 추진해왔으나, 실제로 달리는 트램은 없기 때문에 사업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안 연구위원은 “원래 실증사업을 통해서 가능성을 본 뒤 실제 상업 서비스가 따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사업도 기본 설계를 꼼꼼히 하지 않으면 예산을 투입해 설치하고서도, 교통 혼란으로 오히려 막대한 손실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트램 건설비용이 저렴한 편이긴 하나, 교통 체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도로 사정에 따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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