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매일이 공포"…사진만 봐도 섬뜩한 '광주판 피사의 사탑'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1.09.23 04:09

[땅집고] “빌라가 기울어져 집에서 몸만 빠져나왔는데, 두 달이 지나도록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의 한 다세대주택(빌라)가 앞 건물 공사로 지반이 침하하며 기울어져 대피한 주민들이 두달째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7월 건물 붕괴 우려로 몸만 빠져나온 이후 지인의 집이나 호텔 등을 전전하고 있지만 지반 침하를 일으킨 건설사로부터 보강 공사 외에는 아무런 보상도 약속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땅집고] 경사진 전면에 터파기 공사로 빌라가 전면부로 기울어졌다. / 광주시청 제공


문제의 빌라 주민들은 땅집고에 “우리 빌라 앞에 다른 빌라를 짓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터파기 공사가 시작된 이후로 건물 두 동이 침하하고 공사장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공사장 쪽에 위치한 약 16가구 주민이 붕괴사고 위험에 처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집 내부는 모든 가구 내 방문이 자동으로 열리거나 닫히고, 캔을 바닥에 두면 공사장 쪽으로 굴러간다”고 말했다.

광주시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경부터 철근 빔으로 터 다지기를 하면서 위쪽 빌라 2개 동이 한 뼘 정도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 안전진단 결과 상태가 심한 한 동은 기울기 D등급 판정을 받았다. 건물 기울기 D등급은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필요한 경우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상태다. 건물이 기운 원인은 100% 시공사 과실로 나타났다.

[땅집고] 지난 7월 초 지반침하로 건물이 한뼘 정도가 내려앉았다. /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 페이스북 캡쳐


피해를 입힌 시행사와 시공사 측은 일단 터파기 공사를 멈춘 상태다. 지난해 6월 지반 보강공사를 진행했지만 사태가 더 심각해졌다. 주민들은 다시 입주하기로 한 기간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두달이 지나도록 대피한 주민들이 거처할 곳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 빌라의 한 주민은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집에서 나온 지 두 달째 원룸에 살고 있다”며 “보강 공사도 돈이 많이 들고, 시행사 규모가 작아 분양가 등 집값을 보상하기도 어려워보인다”고 했다.

주민이 이주한 뒤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은 본인의 페이스북 글에서 “광주시 난개발의 대명사 오포읍 신현리의 무리한 개발 때문이란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광주시가 대책 마련에는 미온적이라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집이 무너질 것 같아서 건축 인허가를 내준 시에 민원을 했는데, 직원들로부터 민원을 그만 넣으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한국시설물안전진단협회에 정밀안전진단을 맡겨둔 상태로,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피해 보상 문제는 당사자들이 해결할 문제이기 때문에 시가 개입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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