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서울을 연결하는 전철 노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수도권 주택 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서울은 이미 집값이 너무 올라 30대 주택 구매자들이 아파트를 사기 힘든 상황이다. 20대 후반 30대 직장인이라면 경기도 도시 중 서울 핵심지와 새로 연결되는 지역이나 주변 지역이 현실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땅집고가 경기·인천권 지하철역 중 앞으로 교통 핵심축 자리에 오를 역사를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분석했다. 두 번째로 경기 고양시 대곡역 일대 주택시장이다.
[30대를 위한 수도권 교통 핵심지역 분석] ②대곡역
[땅집고] 현재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곡역은 현재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 두 개 노선이 지나는 더블역세권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서울 연신내역까지 20분, 2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을지로3가역까지 40분, 강남 교대역까지 1시간 등 걸려 상대적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다고 평가 받는다. 다만 현재 대곡역 일대는 허허벌판이다. 고양시가 대곡역 일대 180만㎡를 개발해 첨단지식산업시설·주상복합·업무시설 등을 짓는 ‘대곡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토지를 그린벨트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는데, 사업이 10년 넘게 지지부진하면서 빈 땅으로 버려져 있는 것.
하지만 앞으로 대곡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을 비롯해 대곡소사선·고양선·교외선 등 총 4개 노선이 추가 개통할 예정이라, 대곡역세권 개발사업이 곧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계획된 노선이 모두 완공할 경우 대곡역은 무려 6개 노선이 지나는 교통 허브가 된다.
①GTX-A노선
앞으로 대곡역에 개통하는 4개 노선 중 가장 주목 받는 노선은 GTX-A다. 다른 노선들이 대곡역과 다른 경기권 지역 혹은 서울 외곽을 잇는 데 그치는 반면, GTX-A노선은 서울역·삼성역 등 서울 핵심 지역까지 연결한다.
GTX-A는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과 삼성역을 거쳐 화성 동탄까지 수도권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74.2㎞ 노선이다. 당초 2019년 6월 착공해 2023년 개통하겠다고 정부는 발표했지만, 불가능하다. 누구도 이 말을 믿지 않는다. 계획보다 2~3년 늦게라도 개통하면 다행이다. 그러나 공사는 진행되고 있다.
더디기는 하지만, GTX-A노선이 개통하면 대곡역에서 서울 주요 업무지구까지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광화문 업무지구가 가까운 서울역까지 약 9분(두 정거장), 강남 업무지구가 가까운 삼성역까지는 14분(세 정거장) 정도면 도착한다. 다만 고양시민들에게는 기존 3호선 대비 GTX 이용 요금이 부담이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GTX-A노선 기본 이용요금은 10㎞ 이내 2419원, 추가거리 운임은 5㎞당 227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곡역에서 서울역, 삼성역까지 각각 5621원, 6600원 정도다. 현재 3호선 왕복 이용요금(3300원)의 최대 두 배 정도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②대곡소사선
대곡소사선은 기존 서해선(부천 소사역~안산 원시역~화성 송산역)을 북쪽으로 연장하는 19.6㎞ 노선으로, 대곡역에서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과 부천 원종역·종합운동장역을 거쳐 소사역까지 연결한다. 당초 올해 7월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19개월 연기된 2023년 1월 개통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대곡소사선 2공구(김포공항역~능곡역)에선 한강에 하저터널을 뚫는 공사가 지지부진하고, 3공구에선 김포공항역 환승시설 공사를 위한 설계변경이 필요해 노선 개통이 불가피하게 늦어졌다고 밝혔다.
대곡소사선이 개통하면 고양·부천시 등 수도권 서부권 교통난이 일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노선 총 6개역 중 부천 원종역을 제외하면 모두 환승역으로 지어지기 때문이다. ▲대곡역 3호선·경의중앙선 ▲능곡역 경의중앙선 ▲김포공항역 5·9호선·공항철도·김포도시철도 ▲부천종합운동장역 7호선 ▲소사역 1호선 등이다. 현재는 고양에서 서울 강남까지 가려면 1시간 10분 넘게 걸리는데, 대곡소사선을 이용하면 5·9호선 환승으로 이동시간이 40분으로 단축할 전망이다.
③고양선
고양선은 고양시가 지역 핵심 교통 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전철 사업이다. 고양시청역에서 대곡역을 거쳐 서울 6호선 새절역까지 연결하는 14.5㎞ 길이의 노선이다. 현재 지하철역이 하나도 없는 향동지구 및 3기신도시인 창릉지구를 지나, 개통 필요성이 높은 노선으로 꼽힌다. 향후 서부선(새절역~여의도~서울대입구역)과 연결돼, 개통하면 고양시민들이 여의도 등 서울 도심으로 가는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8년 개통이 목표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비용 문제를 이유로 고양선과 서부선을 직결하지 않고 ‘평면 환승’하는 방식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존 계획 대비 노선 편의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 입장대로 평면 환승할 경우, 고양선을 타고 서울로 진입할 때 환승역인 새절역(은평구)에서 내렸다가 다시 서부선 열차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④교외선
지난달 국토부가 발표한 ‘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교외선이 추가 검토사업으로 포함됐다. 교외선은 고양 능곡역 대곡역을 거쳐 양주 장흥역·송추역, 의정부역까지 이어지는 31.8㎞ 노선이다. 당초 1963년 8월 개통해 수도권 북부지역 여객·화물 운송을 맡았으나, 이용률이 저조해 2004년 4월 운행이 중단됐다. 지자체는 교외선이 재개통할 경우 경기 북부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지역 경제 및 관광산업이 살아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노선이 서울 도심 등 수도권 핵심 지역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어서 실질적인 편익은 비교적 작을 수 있다. 내년 실시설계에 착수해 2023년 개통이 목표다.
향후 노선 6개가 지나는 복합환승센터가 될 대곡역 일대에서 주목할 만한 아파트는 어디일까. 현재 역을 기준으로 반경 최소 500~600m가 논밭인 상태라 역세권이라고 할 만한 단지는 없다. 이 때문에 대곡역에서 동쪽으로 직선 1㎞ 정도 떨어져 있는 덕양구 화정동·토당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대곡역 개발 호재를 타고 상승세다.
화정동에서는 ‘별빛마을9단지’가 대곡역과 가장 가깝다. 1995년 준공한 총 2008가구 규모 노후 아파트다. 입주 후 2020년 5월까지 이 아파트 84㎡가 3억~4억원대에 거래됐는데, 대곡역에 각종 교통 호재가 가시화하면서 집값이 올해 5월 7억2000만원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바로 옆 ‘별빛10단지건영’ 84㎡도 지난해 6월 5억300만원에서 올해 6월 7억3900만원으로 1년 만에 집값이 45% 뛰었다.
토당동에선 능곡뉴타운 새 아파트 위주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대곡역두산위브(2022년 입주)’ 84㎡가 2019년 5억7000만~6억900만원에 분양했는데, 현재 분양권 호가가 11억원까지 올라 있다. 지난해 분양한 ‘대곡역 롯데캐슬 엘클라씨(능곡연합재건축)’ 84㎡ 분양권은 최고 9억8725만~10억385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최고 분양가(6억2200만원) 대비 프리미엄이 3억6000만~3억8000만원 정도 붙은 셈이다.
땅집고 자문단은 “대곡역에 6개 철도 노선이 전부 개통하면 수도권 서북부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라면서도 “다만 철도 개통 시기는 예정보다 수년 미뤄지는 것이 일상이고, 현재 대곡역세권사업이 가시화 단계는 아닌 점을 감안하면 이 일대가 완전히 개발되기 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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