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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무덤 딱지 뗄래" 검단 주민들 '아라' 명칭 변경 요구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1.09.17 07:17 수정 2021.09.17 09:03
[땅집고] 인천 서구에 위치한 검단신도시. /인천도시공사


[땅집고] 지난 6월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입주민들이 단체로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iH)에 검단신도시 명칭을 ‘아라신도시’로 변경해달고 요구하고 나섰다. 과거 검단신도시 미분양이 심각했을 때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하남시 검단과 혼동을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하지만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측은 “이름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을 빚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검단지구 18개 아파트단지 입주자 모임인 검단신도시스마트시티총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최근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에 검단신도시 이름을 '아라신도시'로 변경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명칭 변경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땅집고] 검단신도시스마트시티총연합회가 지난 6월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측에 보낸 공문. 신도시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검단신도시스마트시티총연합회


검단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로 인천시 서구 검단동과 당하동·원당동·마전동·불로동 일대 11.2㎢ 에 주택 7만4000여 가구가 들어선다. 지난 6월부터 본격 입주를 시작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실패한 2기 신도시의 대명사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검단신도시 중심부로 3개 전철 노선 연장이 추진되면서 현재 미분양을 찾아보기 어렵고, 집값도 상승세다.

검단 신도시 명칭은 2017년 시민공모로 선정됐다. 신도시는 개발계획이 수립된 2007년부터 2017년까지는 공식 명칭이 없었다. 2015년 10월 말부터 2017년 4월까지는 인천도시공사 주도로 '검단새빛도시'라는 별칭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주민들은 '빛'이 부채를 뜻하는 '빚'과 발음이 같다며 명칭 변경을 요청했다. 이에 인천시는 2017년 5월 '검단지구 택지개발사업 네이밍(Naming) 결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검단지구의 이름을 공식 명칭인 '인천 검단신도시'로 결정했다.

하지만 연합회는 “당시 신도시 명칭은 실제 주인인 계약자 의견을 따른 것은 아니다”라며 “다시 시민 공모를 통해 정식 명칭을 변경해 달라”는 입장이다. ‘아라신도시’라는 이름은 인근 경인아라뱃길에서 따온 것으로, 연합회가 올해 3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검단지구 입주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투표를 거쳐 결정했다. 당시 투표 참여자 2206명 가운데 과반수(51.7%·1142명)가 ‘아라신도시’에 표를 던졌다.

이태준 연합회장은 “검단이란 이름에는 과거 매립지였던 검단 지역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담겨 있고, 하남 검단과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라 신도시’라는 명칭이 한강을 통해 서울과 이어지는 아라뱃길 인근에 생기는 신도시라는 의미로 신도시 성격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현재 연합회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을 추진하는 방안 등도 논의하고 있다.

[땅집고]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인천 검단신도시. 택지개발지구 전체가 커다란 공사판을 연상케한다. /손희문 기자


하지만 인천시는 검단 신도시 명칭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이미 신도시 아파트가 상당수 입주했고 완공까지 2년 정도 앞둔 상황에서 정식 절차를 거쳐 확정한 명칭을 바꾸는 것은 행정 연속성 측면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공사 역시 “도시명 변경은 인천시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모두 아라신도시 개명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개발이 되지 않은 검단 원도심과의 위화감 조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기도 한다. 인천 서구에 30년간 거주한 한 주민은 “인천 주민들은 아라뱃길이라고 하면 계양, 검암을 떠올리지 검단을 떠올리지는 않는다”며 “검단이 과거 ‘미분양 무덤’이란 이미지를 탈피하고 이미지 성형을 시도하는데, 신도시에 편입되지 않은 검단동 원주민들은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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