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 채 정돈 사놔야지"…서울에 집 사는 지방 부자 늘었다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1.09.14 11:45 수정 2021.09.14 13:34

[땅집고] 지방 거주자들의 서울 주택 매수세가 점점 더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 13만1996 가구중 외지인이 사들인 주택은 총 3만3460 가구(25.3%)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의 외지인 매수 비중은 지난 2017년 19.7%에서 2018년 20.3%로 20%를 돌파한 뒤 2019년 21.7%, 작년엔 23.2%로 상승 추세를 그리다 올해엔 25%를 넘어섰다.

지방 투자자들은 아파트 뿐 아니라 단독주택, 빌라 등을 가리지 않고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거래된 서울 주택 중 아파트는 6만7550 가구였으며 외지인은 이 가운데 20.2%(1만3675 가구)를 매수했다. 외지인이 사들인 주택(3만3460가구) 중 59%(1만9785가구)는 아파트가 아니었다.

[땅집고] 서울 비아파트 사들이는 외지인. /다방


지방 부자들의 강남 주택 선호는 여전했는데 강남 3구 가운데서도 특히 강남구 주택을 집중 매수했다. 강남구에서 올해 거래된 주택 1만762 가구 중 외지인 매수 비중은 27.2% 달했다. 이는 2018년의 24.5%, 2019년의 21.6%, 작년의 23.6%보다 훨씬 높다. 서초구와 송파구 거래 주택 중 외지인 매수 비중은 각각 22.5%와 19.6%였다.

지방 거주자들의 서울 주택 매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안전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동성 과잉 시대에 주식이나 코인, 지방 부동산보다는 서울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요즘 지방의 웬만한 부자라면 서울에 집 한 채씩은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지방 부동산은 갖고 있어 봐야 미래 자산가치 유지를 자신할 수 없지만, 서울 주택은 안전자산이라는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띠면서 집값이 오르자 상대적으로 서울 집값이 저렴해 보여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몇 년간 지방 주요 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울 주택이 오히려 싸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났다”면서 “과거엔 지방 부자들이 서울의 반포나 압구정동 같은 강남 핵심 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를 많이 샀는데 요즘은 서울 전역의 중저가 주택까지 가리지 않고 사들이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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