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서울 주택 시장에선 거래가 급격히 줄었음에도 집값은 고공 행진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반복된 집값 고점 경고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에도 민관(民官)의 아파트값 관련 통계는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거래 끊겼는데도…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 지속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 속에서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13일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16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이는 2017~2020년 4년간의 8월 평균 거래량(7940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아파트값 상승세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6~8월에만 서울 아파트값은 2.24% 올랐다. 정부가 ‘비상 상황’이라며 6·17 대책, 7·10 대책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던 작년 여름(6~8월) 집값 상승률(0.64%)의 3배가 넘는다.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적다는 것은 아파트 매수세가 약하다는 뜻으로,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반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주택 수요가 어느때보다 높은데도 정부의 규제에 의해 매물이 급감하면서 나타난 ‘인위적인 거래 절벽’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6월부터 시작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로 양도세 폭탄을 맞는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도 양도세·취득세 부담에 집을 팔면 비슷한 가격의 아파트를 사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고 했다.
매물은 부족하고 매수세는 넘쳐나기 때문에 드물게 거래가 체결될 때마다 지난 신고가를 훌쩍 뛰어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서울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1년 만에 가격이 10억원 넘게 급등하는 단지도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244㎡는 8월 중순 65억원에 팔렸다. 작년 9월 기록한 최고가(48억5000만원)보다 16억5000만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 전문가들 “실거래가 부풀리기 등 시장 교란 우려도 있어”
집값이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은 매물의 호가를 더 올리는 분위기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 ‘삼익세라믹’ 40㎡의 실거래가는 올해 4월 3억2900만원에서 지난달 4억3400만원으로 1억원 넘게 뛰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2㎡도 지난달 29억7800만원에 거래돼 한 달 전 기록한 최고가(28억4000만원)를 또 뛰어넘었다. 강남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이 ‘안 팔려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최고가보다 1억~2억원씩 비싼 값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거래 절벽 상황이 ‘실거래가 부풀리기’ 등 시장 교란 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는 일부 극단적인 사례로 시장 상황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일부 극단적인 거래에 의해 시장 분위기가 좌우되는 것은 집값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위험으로 볼 수도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주택 경기가 급랭할 수 있으므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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