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달 서울에서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주택 임대차거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거나 치솟은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반전세계약을 택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체결된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2567건이다. 이 중 월세를 낀 계약이 4954건으로, 전체의 39.4%를 차지했다. 이는 전달(35.5%) 대비 3.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올해 들어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이 시행한 후 1년(2020년 8월∼2021년 8월) 동안 반전세 거래 비중은 35.1%다. 법 시행 전 1년%(2019년 8월∼2020년 7월) 동안 28.1%였던 것과 비교하면 7.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새 임대차법 시행 전에는 전체 거래 중 반전세 비중이 30%를 넘긴 적이 단 한 번(2020년 4월 32.7%)밖에 없었는데, 법 시행 후에는 이 비중이 30% 미만을 기록한 적이 없다.
올해 들어 반전세 비중은 더 높아지고 있다. ▲1~3월 33.7∼35.5% ▲4월 39.2% ▲6월 38.4%, ▲8월 39.4% 등, 거의 40%에 육박하는 추세다. 전세난이 점차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보면 고가 전세가 몰려있는 강남구가 지난달 45.1%로 전달(39.1%) 대비 6.0%포인트, 송파구가 33.8%에서 46.2%로 올랐다. 강남권 다음으로 전세보증금이 비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선 마포구가 40.0%에서 52.2%로 12.2%포인트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세금이 비교적 저렴한 외곽 지역에서도 반전세거래 비중이 오르는 추세다. ▲강동구 33.0%→50.2% ▲ 중랑구 27.1%→52.4% ▲구로구 31.6%→46.5% ▲은평구 33.8%→45.1% 등이다.
반전세 비중이 높아지면서 임대료로 함께 뛰고 있다. 전국에서 가구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선 지난달 임대차거래 45건 중 월세를 낀 거래가 21건으로, 전체의 절반(46.7%) 정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 아파트 전용 84㎡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50만원 정도에 거래 체결됐는데, 지난 8월에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50만원으로 1년 사이 월세가 100만원 증가했다.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래미안1단지’ 59㎡는 지난해 6월 보증금 1억4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이었는데, 지난 8월에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50만원 계약이 나왔다. 불과 1년 만에 월세가 두 배 정도 뛴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법이 시행한 이후 갱신 거래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든 데다가,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셋집을 월세화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내년 7월이면 임대차법 시행 2년을 기점으로 계약갱신 만료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것”이라며 “이 시기 전월세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국이 서민 주거 안정 측면에서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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