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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1억이 50억 됐습니다, 청약·분양권만으로"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1.09.10 14:12
[땅집고] 김태훈(필명 베니아)씨는 청약·분양권 투자 전문가인 김태훈(필명 베니아)씨는 "아파트 청약은 운에 달린 것이란 생각은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땅집고] “최근 내 집 마련 수요가 부쩍 늘면서 새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날로 치솟고 있습니다. 기존 주택 가격도 폭등 수준이죠. 그런데 이상한 것은 주택 시장이 이런 상황인데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청약은 운’, ‘나는 애초부터 불가능’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점입니다. 최소한 청약 제도를 알아 본 뒤에 포기해야 다른 전략이라도 세울 수 있습니다.”

김태훈(필명 베니아)씨는 청약·분양권 투자 전문가이자 강사다. 김씨가 최근 청약 및 분양권 투자 노하우를 담은 도서 ‘아파트 청약, 이렇게 쉬웠어?’(지혜로 출판사)를 출간했다. 김씨는 사회초년생 때 모아둔 목돈 5000만원과 전세보증금 5000만원을 합해, 총 1억원 정도 자본금을 가지고 2016년 첫 투자에 나섰다. 청약 당첨과 분양권 매매로 매년 20여건을 관리하면서 차익을 실현해, 평범한 대기업 회사원에서 50억원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로 성장했다. 2년 전부터는 자신의 실제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 강의를 하고 있다.

김씨는 “현행 청약제도에 대해 꼼꼼히 공부하고 전략을 짜보면 누구나 청약과 분양권 투자가 의외로 접근하기 쉬운 투자법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땅집고가 그의 투자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땅집고] 현행 청약제도상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으로 풀리는 가구 비율. /이지은 기자


-청약 당첨은 로또처럼 ‘운’에 달렸다는 인식이 강하다.
“대표적인 편견이다. 무주택·유주택·신혼부부 등 본인 상황이나 가점을 파악한 뒤 청약 전략을 세우면 충분히 당첨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어나서 주택을 취득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이면서 갓 결혼했다면, 특별공급에서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유형으로 청약하면 유리하다. 신혼희망타운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30대 중·후반이면서 신혼부부 조건을 갖춘 이른바 ‘부린이’(부동산을 잘 모르는 사람) 수강생이 있었는데, 특별공급 생애최초로 올 3월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제이드자이’ 전용 59㎡에 당첨된 경우도 있다.

일반 분양이라면 주택형을 전략적으로 골라야 당첨 확률이 올라간다. 많은 수요자들이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무조건 가장 좋다는 주택형에 청약한다. 실제 30평대 판상형 주택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다. 1순위 청약 전날 진행하는 특별공급 경쟁률을 참고해서 청약자가 덜 몰리는 틈새 주택형이라든지, 타워형 주택형을 찾아내야 한다. 당첨 확률도 떨어지는데 누구나 선호하는 주택형만 고집하지 말라는 얘기다.”

[땅집고] 전국 비규제지역 목록. /이지은 기자


-현재 서울·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선 청약 규제가 강화됐는데.
“맞다. 전매 제한이나 재당첨제한 기간이 최대 10년까지 늘었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원하는 단지가 분양할 때까지 기다려도 되지만, 투자 목적이라면 비규제지역 청약 시장에도 눈을 돌려볼 것을 추천한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비규제지역에선 계약일로부터 길어야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곳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입주물량·인구·호재·일자리 등 정형화된 요소를 가지고 해당 지역 집값 상승 여부를 점쳤는데, 지금은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규제 때문에 정반대로 전국이 소위 ‘불장’이 됐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 지금처럼 청약으로 지방 아파트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초 비규제지역인 강원도 강릉시에 분양한 ‘강릉자이 파인베뉴’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평균 13.15대 1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강릉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이었다.”

-청약 외에 새 아파트로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사는 것이다. 청약 당첨보다 투자금이 더 필요하지만, 프리미엄 대비 집값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라면 매수 가치가 있다. 프리미엄은 3가지 시점을 거칠 때마다 상승폭이 확 커진다. ▲전매제한 해제기간 ▲1차 중도금 실행기간 ▲입주 기간 등이다. 이 기간에 매도인이 자금 사정 등을 이유로 분양권을 급매로 내놓곤 한다. 관심 단지를 찍어두었다가 단지별로 이 세 가지 시기를 파악해서 가격 동향을 살펴본 뒤 매수를 고려하면 좋다.

[땅집고] 분양권 프리미엄 상승 곡선. /이지은 기자


보류지를 낙찰받는 방법도 있다. 보류지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향후 소송 등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아파트를 말한다. 조합이 주택별 최저입찰가를 책정하면, 최고가를 제시한 응찰자가 집주인이 되는 경매 방식으로 매각한다. 그런데 계약금을 입금한 뒤 잔금 납부일까지 기간이 한 달 정도로 짧아 자금 부담이 있다. 따라서 응찰 전 해당 단지에 집단 잔금대출을 해줬던 은행에 대출이 가능한지 문의해야 한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자도 청약이 이득인가.
“확실히 그렇다. 청약은 돈이 가장 적게 드는 투자법 중 하나다.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일반 매매시장에 나와 있는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큰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새 아파트에 당첨되면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정도만 있으면 투자 가능하다. 나머지 분양대금은 중도금 대출 등으로 충분히 마련 가능하다.


품도 가장 적게 든다. 청약홈 홈페이지를 통해 아파트 단지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한 뒤 청약 신청할 수 있고, 계약서도 유선을 통해서나 대리로도 작성 가능하다. 계약 후 입주까지 3년 정도 소요되는데, 이 기간 동안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일반 직장인이 생업과 병행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이다. 반면 다른 부동산 상품을 보유한 경우 대다수 사람들이 여러 문제를 겪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경·공매도 법원에 입찰하러 직접 방문해야 하고 명도 문제도 일반적인 직장인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다. 상가 건물주가 될 경우 세입자 관리나 건물 유지 보수도 쉬운 일은 아니다.”

[땅집고] 한국부동산원이 관리하는 청약홈 홈페이지에 분양 단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올라와있다. /청약홈 홈페이지 캡쳐


-무주택 젊은층에게 조언한다면.
“규제 범벅이 된 현재 주택 시장 상황을 보면, ‘무주택자 자격’ 자체가 부동산 투자에 좋은 수단이다. 이 수단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게다가 새 아파트가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이다.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면, 무주택자는 반드시 청약 제도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한국부동산원이 관리하는 청약홈 홈페이지에 아파트별 기본 정보, 청약 일정, ‘줍줍’ 날짜 등도 꾸준히 살펴보는 것을 습관을 가질 것을 권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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