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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분당 추월"…무섭게 뜨는 '판교 대체지' 대장지구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1.09.09 03:55

[수도권 대표 주거지역 집중분석] ⑧성남시 분당구 판교 대장지구

[땅집고] 수도권 핵심 업무지구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의 야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땅집고] 판교신도시는 주거는 물론 기업 유치 면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신도시 모델로 손꼽힌다. 카카오, 넥슨, 안랩, 엔씨소프트 등 굵직한 IT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한국의 실리콘밸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주택 시장에서도 판교신도시의 입지는 서울 강남권과 맞먹을 수준까지 올라왔다. 판교신도시가 속한 성남시 분당구의 3.3㎡(1평)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8월 말 현재 3910만원이다. 서울 평균(3854만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기존 판교신도시의 개발이 끝나면서, 판교와 맞닿아 있는 대장지구가 새로운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장지구는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 조성하는 택지지구로, 판교신도시에서 남쪽으로 불과 3k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총 92만467㎡ 부지에 5903가구, 1만 5938명 규모 미니 신도시다. 기존 분당신도시와 판교신도시에는 더 이상 집을 지을 땅이 없어 대장지구가 새로운 대체지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대장지구에선 처음으로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됐다.

■올해 첫 입주 시작한 대장지구…분당 수요 흡수하며 매매·전세가 상승세

[땅집고] 올해 첫 입주를 시작한 경기 성남시 판교 대장지구가 판교신도시 대체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조선DB


판교 대장지구는 북쪽으로는 판교신도시와 서울, 동쪽으로는 분당신도시를 끼고 있다. 당초 2004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 곳을 타운하우스(연립주택)와 단지형 펜션 등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할 계획을 세우면서 ‘한국판 베벌리힐스’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후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선회하면서 2018년 첫 아파트를 분양했다.

대장지구는 당초 지구 내에 지하철역이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 5월 대장지구와 판교신도시 하산운동을 연결하는 ‘서판교터널’이 개통하면서 판교신도시와 본격 생활권을 공유하게 됐다. 대장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서판교터널 개통 후 교통 여건이 나아지자 분당 노후아파트에서 대장지구 신축 단지로 ‘갈아타기’하려는 수요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땅집고] 성남시 분당구 도심 노후아파트 전세금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대장지구 신축아파트 전세금은 상승세다. /이지은 기자


특히 전세 시장에서는 대장지구가 판교의 대체지로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개발 된 지 30년이 넘은 분당신도시의 낡은 아파트에 살던 주민들이 대장지구 새 아파트로 이주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분당구 삼평동 ‘봇들마을1단지 판교신미주’ 83㎡의 경우 올해 초 8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 체결했다가, 지난 8월에는 이보다 1억6000만원 낮은 7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전세 수요가 빠지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반면 판교대장지구에 있는 ‘더샵판교포레스트12단지’ 84㎡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7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지만 올해 7월에는 8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대장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판교신도시 아파트도 입주 10년을 넘기면서 새로 인테리어 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했는데, 이 시기에 때마침 대장지구에 새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이 곳으로 이사하려는 수요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땅집고] 대장지구는 성남시에서 보기 드물게 신축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지역이라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준석 기자


판교 대장지구에서는 올해 5월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A1·A2블록)’, ‘판교더샵포레스트(A11·A12블록)’가 처음으로 입주를 시작해 연말까지 10개 단지, 총 3833가구가 줄줄이 입주한다. 올해 성남시에는 아파트 13개 단지, 총 6771 가구가 입주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대장지구 아파트다.

대장지구 일대 아파트 는 이미 34평 아파트가 12억원 안팎까지 가격이 올랐다. ‘더샵판교포레스트12단지’ 84㎡가 지난 6월 12억5000만원에 팔리면서 대장지구 30평대 아파트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막바지 분양 중…마지막 중소형 단지 9월 분양

현재 대장지구 조성이 거의 완성된 가운데 막바지 분양이 진행 중이다. 올해 2월에는 ‘판교 클라우드베이’ 오피스텔이 분양시장에 나왔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는 이 오피스텔 4단지 56㎡ 분양권이 6억6483만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분양가 대비 웃돈이 1억원 정도 붙었다. 지난해 말 대장지구에 분양한 ‘패밀리판교’ 오피스텔 84㎡ 분양권 호가도 최고 10억8000만원까지 올라 있다.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3억2500만원 붙은 것이다.

[땅집고] 9월 대장지구에 들어서는 마지막 중소형 민간단지인 '판교SK뷰테라스'가 분양한다. /SK에코플랜트


이달에는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대장지구 B1블록에 짓는 도시형생활주택 ‘판교 SK뷰 테라스’가 분양 시장에 나온다. 지하 1층~지상 4층, 16개동, 총 292가구 규모다. 전용 75~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달 공급하는 ‘판교SK뷰테라스’는 대장지구에 들어서는 마지막 중소형(전용 85㎡ 이하) 민간주택”이라고 했다. 앞으로 대장지구에 분양 예정인 공동주택용지는 총 4개 블록 뿐이다. 연립주택으로 금강주택이 B2~3블록에 짓는 85㎡ 초과 타운하우스가 예정돼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판교신도시와 생활권을 공유하면서도 생활 인프라가 꾸준히 확충되고 있는 대장지구는 분당·판교에 이어 서울 강남을 대체하는 주거지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앞으로 제 2~3판교테크노밸리까지 조성되면 이들 지역에 대한 주택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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