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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국책연구기관마저 등돌렸다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1.09.08 09:37 수정 2021.09.08 11:20

[땅집고]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연구원을 포함한 국책 연구기관 3곳에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요목조목 비판하는 합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시장의 변화를 간과한 채 규제·과세 중심의 기존 부동산관을 답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관들은 “정부의 정책 목표가 부동산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돼서는 안 되며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하도록 불필요한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7일 정부와 국책 연구 기관에 따르면,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과 국토연구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은 지난달 ‘부동산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중점 대응 전략’이라는 719페이지짜리 보고서를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제출했다.

[땅집고]최근들어 아파트에 이어 빌라 매매가격과 거래량도 상승하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동 일대 연립주택 밀집지역. /장귀용 기자


보고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20차례 넘게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주택 가격이 전국적으로 급등해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이 심화했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 도모 등의 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관들은 “실정의 책임을 일반 국민의 탓으로 전가하고, 부동산을 통한 개인의 불로소득부터 바로잡겠다고 국민을 향해 징벌적 과세 수준의 애먼 칼을 빼든 것”이라며 “퇴로 없는 정책은 저항만 낳을 뿐”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노무현 정부부터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주택시장 안정과 투기 억제 등으로 같고, 정책 수단도 규제지역 지정과 투기 억제, 가격 규제, 금융, 조세 등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해 요동치는 주택 시장을 안정화함에 있어 예기치 못하게 상충하는 정책 방향이 있다”고 했다.

공공(公共) 주도의 주택 공급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도 눈에 띄었다. 보고서는 “국내 주택 공급은 민간에서 주로 맡았으며,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해 온 공공이 주도하는 주택 공급 전략은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부동산 정책을 실행하는 정부 산하기관이 제대로 기능 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경영 평가가 보편화한 이래 공공 부문이 실적과 성과에 매몰되면서 차익과 폭리를 노리는 악덕 투자자와 다르지 않게 됐다”고 비판했다.

현 정부가 투기의 주범으로 봤던 다주택자의 개념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문제 삼았다. 객관적인 기준이나 사회적인 합의 없이 복수의 주택을 소유한 것만으로 다주택자라고 규정하고,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 중과의 핵심 표준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부동산 금융 분야에서도 쓴소리를 냈다. 한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를 주택가격 안정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과도하게 규제 수준이 변하고 차입자가 중심이 아닌 투기지역 중심으로 규제를 결정하는 구조라며 이 때문에 자기자본이 부족한 실수요층의 주택 구입 기회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실수요 목적의 부동산 수요자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계획적으로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출규제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거래절벽이니 매물잠김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유통 및 소비와 관련한 규제와 조세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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