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산~양산~울산 ▲대구~경북 ▲광주~나주 ▲대전~세종~충북 ▲용문~홍천 등 5개 노선을 비 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사전타당성 조사에 즉시 착수하고 다른 사업보다 2~3년 빠르게 추진한다. 해당 노선이 지나는 지역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높다. 땅집고는 노선별 추진 경과와 수혜 지역을 살펴보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점검해 본다.
[지방 광역철도 돋보기] ②철도소외 지역 홍천에 ‘특급 호재’…파급력은 글쎄
[땅집고] ‘용문~홍천 광역철도’는 강원도 홍천군과 경기도 양평군 용문역(경의중앙선)을 잇는 노선이다. 이 노선은 강원도와 홍천군의 ‘30년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2011년 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되면서 기대감이 컸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무산됐고, 3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는 아예 빠져 백지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최근 4차 계획에 포함된데 이어 지역별 선도사업으로 뽑히면서 기사회생했다.
■ 철도없던 홍천군 교통 지도 대변화 예상
‘용문~홍천 광역철도’는 경의중앙선 용문역을 출발해 용문산역, 단월역, 청운역(이상 앙평군)을 지나 강원도 양덕원역과 홍천역까지 이어진다. 용문역을 제외한 모든 역사(驛舍)와 철로를 새로 놓는다. 총 길이는 34.2㎞로 사업비는 8537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용문~홍천 광역철도’는 그간 철도 소외지역이었던 홍천군 대중 교통 지도를 크게 바꿀 전망이다. 홍천군은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없다. 하지만 이번에 광역철도가 놓이면 중앙선과 연계해 서울·수도권 뿐 아니라, 충청권과 경북권까지 이동 수단이 확보된다.
실제로 중앙선과의 연계는 ‘용문~홍천 광역철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홍천역에서 용문역으로 이동해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면 서울 청량리역까지 1시간 내로 접근이 가능하다. 중앙선은 남쪽으로 중앙선KTX(고속철도)가 정차하는 서원주역과 원주역으로 이어지고, 봉양역에서 충북선과 만난다. 원주역에서 중앙선KTX를 이용하면, 현재는 경북 안동까지, 앞으로는 부산까지 연결된다. 충북선은 조치원역에서부터 청주와 증평‧음성‧충주 등 충북지역을 관통해 제천시 봉양역으로 이어진다.
■ “서울까지 1시간 도착…고급인력 유치 유리해져”
‘용문~홍천 광역철도’의 직접적인 수혜지인 홍천군에서는 철도교통 여건 개선을 바탕으로 지역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동서로 길게 펼쳐진 홍천군은 서쪽으로 경기 양평과 접해 있어 수도권과 가깝다. 홍천군은 현재 강원도를 동서남북으로 연결하고, 타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도로망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철로를 통해 수도권 접근성이 개선되면 고급인력 유입이 쉬워져 기업유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홍천군과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홍천군 역점 분야는 ‘스타트업 발굴’과 ‘바이오산업 유치’. 올해 안에 문을 여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는 스타트업 발굴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홍천군은 기대하고 있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의 창업 지원을 위해 지역거점마다 설치‧운영하는 기관이다. 홍천군에서는 스타트업이 자리잡을 수 있는 ‘스타트업 파크’도 조성할 계획이다.
홍천군은 바이오산업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바이오산업은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간 수도권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지방에서는 충남 천안과 서산, 경북 안동에 바이오단지가 있지만, 서울까지 멀다는 이유로 우수 인력이 근무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의중앙선과 연계해 서울과 1시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해지면 수도권 인재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 홍천군 판단이다.
홍천~용문간 철도가 개통하면 양평군도 실익이 크다. 강원도에서 수도권으로 나오는 관문 역할을 하게 되는데다, 그간 개발 소외지역이었던 북부 지역의 단월면과 청운면까지 발전시킬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용문산역이 개통되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인구가 용문산 쉽게 올 수 있어 관광 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중앙선이 용문역까지 운행하는데, 용문역에서 용문산역까지 연결되면 수도권 관광객이 한번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 아직 기업 유치 성과 없어…구체적 계획 시급
원주에서 횡성‧홍천‧춘천을 지나 철원으로 연결되는 내륙종단철도가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당초 강원도는 지역을 횡(橫)으로 잇는 내륙종단철도와 ‘용문~홍천 광역철도’를 연계한다는 계획이었다. 크게는 강원도 전체를 ‘ㅂ’자로 연결해 거대한 ‘순환철도고리’를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내륙종단철도가 4차 계획에서 빠져 계획이 틀어졌다.
아직까지 기업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별로 없는 것도 문제다. 홍천군이 바이오기업 유치를 통한 도시육성을 추진 중이지만 큰 성과가 없다. 동물의약품 제조업체인 CTC바이오(투자금액 389억원)와 ‘면역항체 치료소재 개발지원센터’ 구축사업(2024년까지 200억원 투입)을 제외하면 실적이 전무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도시발전이든, 철도노선의 경제성이 됐든 결국 일자리 창출로 유동인구가 늘어나지 없으면 지역 사회에 직접적인 효과가 없는 것”이라며 “산업용지를 얼마나 확보하고 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인센티브를 잘 마련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천군은 선도사업 발표 후 기업 유치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만큼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홍천군 관계자는 “면역항체 치료소재 개발지원센터가 들어서는 강원인력개발원 부지와 주변 지역을 내년 초까지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면서 “산단 지정이 완료되면 건폐율이 기존 20%에서 70%로 크게 늘어나는 만큼 관련 기업 유치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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