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역대급 아파트 하자에 눈물이 납니다. 불면증이 생겼고요, 탈모도 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곰팡이 아파트’ 사진이 충격을 주고 있다. 아파트 마룻바닥은 물에 젖어 까맣게 변색되고, 천장 벽지는 검푸른 곰팡이로 온통 뒤덮인 모습이다. 집주인 A씨는 “지은 지 3년 조금 지난 아파트이며 2층 필로티인데, 입주 때부터 있던 하자”라며 “에어컨 공용배관에서 역류가 발생하면서 모든 방과 거실, 드레스룸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도 시공사가 하자 보수 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제대로 처리를 해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세입자가 올해 6월까지 여기 살면서 엄청 고생했다. 여름인데도 보일러를 가동하고, 가구와 옷도 다 버렸다고 한다”며 “집이 빈 이후에도 물기를 제거하고 환기까지 했지만, 여름에 다른 세대 에어컨 사용량이 많아지자 순식간에 집이 이렇게 됐다. 24시간 올라오는 물을 처리하지 못한게 잘못이었다”라고 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집 사진을 보자마자 온몸이 간지럽다. 피부 질환이 생길텐데 이런 집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냐”, “시공사의 대처가 이해가 안간다. 건설사 이름을 밝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곰팡이 아파트’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경남 거제시 양정동에 지은 ‘거제2차 아이파크’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8년 5월 입주한 아파트로 1~2차 단지를 합해 총 1279가구다. 지난 8월 중순 ‘거제2차아이파크’ 1단지 전용 84㎡가 2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2019년 1월 기록했던 최고 실거래가인 2억8000만원을 밑도는 금액이다. 이 점을 들어 “이러니까 집값이 안 오른다, 누가 이 집을 사겠냐”라는 댓글을 단 네티즌도 있다. 일부 입주민들은 “특정 세대 문제일 뿐, 전체 아파트가 곰팡이로 뒤덮인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곰팡이 참사가 발생한 것은 명백한 시공사 잘못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설치하는 에어컨 배관은 주 배관에 세대 배관을 연결하는 형태인데, 상층부에서부터 물이 내려오다가 시공상 문제 등으로 막혀서 세대 배관을 타고 역류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즉 집주인 A씨가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자체 공사를 하지 않은 이상, 하자 보수 책임은 시공사에게 있다는 얘기다.
A씨에 따르면 ‘거제2차아이파크’ 입주민 950가구 정도가 입주 2년차에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하자 보수 단체 소송을 낸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해당 세대 소유주의 안타까운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 정확한 답변은 어렵지만, 소유주와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라면서도 “다만 세입자가 지난 6월 퇴거한 후 집이 약 3개월 동안 비어 있어 관리가 안돼서 (사진상 집 컨디션이) 더 나빠보이는 영향도 있어 보인다”라고 했다.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에서 시공 전문가로 꼽히는 김양길 제이아키브 대표는 “세입자가 퇴거한 후 에어컨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집 상태가 이 지경이라면 100% 시공 하자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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