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건축] ‘치칸카리(Chikankari) 자수’ 모양 외벽으로 햇빛을 막은 ‘에잇틴 스크린즈(18 screens)’
[땅집고] 인도 북부 지역 우타르 프라데시(Utar Pradesch)주의 수도 러크나우는 18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을 비롯해 역사적 유산이 풍부하다. 이곳은 ‘치칸카리(Chikankari) 자수’로 유명한데 치칸카리는 페르시아어로 아름다운 자수라는 뜻으로 2000년 동안 전해져 내려온 러크나우의 전통자수 기법이다. 인도 러크나우에 자리잡은 2층 주택 ‘에잇틴 스크린즈(18 screens)’는 18개의 스크린이 치칸 자수와 같은 모습으로 장식돼 있다.
◆건축 개요
건축가 : 산재이 퓨리 아키텍츠(Sanjay Puri Architects)
위치 : 인도, 러크나우
연면적 : 789.67㎡
준공 : 2019년
대표건축가 : 니나 퓨리(Nina Puri), 산재이 퓨리(Sanjay Puri)
사진작가 : 디네쉬 메챠(Dinesh Mehta)
◆건축가가 이 집을 지은 의도는…
건축가는 치칸 자수를 주택 3면 외벽에 활용했다. 스크린은 햇빛을 차단하면서도 하루종일 해의 위치 변화에 따라 패턴을 만들어낸다. 또한 대지 남쪽의 혼잡한 도로에서 오는 교통 소음을 완화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집의 북쪽에는 중정(中庭)과 이어지는 야외 마당을 배치했다. 정원이 집 중앙을 관통해 야외까지 이어져 공기 순환이 잘 된다.
■차양막 역할하는 치칸 자수 모양의 외벽
건축가는 여름 철에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이 지역 기후를 고려해 집을 설계했다. 치칸 자수 형태를 한 스크린을 침실이 있는 남·동·서쪽 외벽에 설치해 태양빛을 막았다. 그 덕에 실내에는 그늘이 생겼다.
스크린은 인도의 내리쬐는 햇빛을 차단한다. 동시에 스크린를 통과한 빛에 따라 집 안에 아름다운 모양의 그림자가 만들어진다.
■ 실내 정원이 실외 정원으로 이어져
이 집은 중앙에 지붕을 터서 정원을 배치했다. 집 한가운데 공간에 나무 한그루 말고는 아무런 물체가 없어 막힘 없이 환기가 잘된다.
주택 북쪽은 전면에 유리창을 배치해 채광이 되도록 했다. 북쪽 출입문으로 나가면 넓은 정원이 나오는데 집 안에 있는 중정과 이어지도록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