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인천시가 숙원사업인 공항철도와 서울 지하철 9호선 직결화 사업에 필요한 40억원을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가 요구한 조건을 인천시가 수용한 만큼 사업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직결화에 따른 운영비까지 인천시가 부담하라고 요구해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 직결 운행하면 영종도~신논현역까지 1시간
29일 인천시와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공항철도와 9호선 직결화 사업에 필요한 예산 일부인 40억여원을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항철도와 9호선 직결화 사업은 서울역~인천공항을 잇는 공항철도와 9호선을 하나의 전동차가 한 번에 오갈 수 있도록 연결하는 사업이다. 현재 공항철도에서 9호선을 이용하려면 김포공항역에서 열차를 내려 한 번 갈아타야 한다. 직결화 사업을 하면 공항철도 영종도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9호선 선로를 이용해 서울 강남까지 한번에 갈 수 있게 된다. 김포공항역은 설계 당시부터 두 노선 직결 방안을 염두에 두고 연결 선로 등 기본시설을 만들어 뒀기 때문에 사업 추진은 가능하다.
직결 운행이 실현되면 인천에서 강남까지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현재 공항철도 영종역에서 강남(신논현역)까지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 하지만 직결 운행하면 30분 이상 단축돼 영종도에서 58분이면 서울 강남에 도착할 수 있다.
■ 서울시 “인천시민이 수혜자…운영비 부담 못한다”
직결화 사업에는 새 전동차 구입과 전기·신호계량 등 시스템 사업비를 합해 211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기본 시설은 갖췄기 때문에 토목공사 비용은 들지 않는다. 이 가운데 공항철도 사업비(1159억원)는 100% 국토교통부가, 서울시 구간인 9호선 사업비(957억원)는 국토부가 40%, 서울시가 60%를 각각 부담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9호선 사업비 중 시스템 비용의 10%인 약 40억원을 인천시가 부담하라고 요구해 왔다. ‘공항철도-9호선 직결화 사업’이 서울 시민에게는 사실상 혜택이 없는 노선인 데다 사업비 조달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국비와 시비를 5대5 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토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수혜지인 인천시에 비용 분담을 요구한 것.
인천시는 공항철도와 9호선 사업 시행자가 각각 국토부(공항철도)와 서울시(9호선)인 만큼 비용을 부담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강남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직결화 사업에 인천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방침을 바꿨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들 사이에 광역교통 개선 요구가 높아 4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최근 시스템비 외에 향후 철도 운영에 따른 인건비와 유지관리비도 인천시가 일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협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서울시는 9호선 운영비로 연간 90억원이 필요한데, 9호선 운영을 담당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올해만 1조원대 적자가 예상돼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항철도 이용자의 약 75%가 인천시민”이라며 “직결화 사업으로 인천 시민에게 대부분 수혜가 돌아가는만큼 이용객 비율만큼 인천시나 국토부가 운영비를 부담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서울시의 추가 요구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안영규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서울시와 입장 차이를 최대한 조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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