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빌 게이츠가 10년간 농지 3억평 쓸어담은 이유

뉴스 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입력 2021.08.29 09:00

[함현일의 미국&부동산] 억만장자가 팜랜드를 좋아하는 이유

[땅집고] 빌 게이츠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농지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경기도 면적보다 넓은 3억평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땅집고] 수수께끼로 시작해 보자. 이 사람은 누구일까. 미국에서 개인으로 가장 많은 농경지를 보유한 사람. 총 소유 면적은 26만9000에이커(약 3억2900만평). 경기도 전체 면적보다 큰 팜랜드(Farmland)를 갖고 있다. 바로 빌 게이츠다. 그는 지난 10여 년 동안 미국 18개주(州)에 걸쳐 농지를 쓸어담았다. 이유는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나날이 투자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 팜랜드에 대해 살펴보자.

■주식·국채보다 수익률 높아

최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직설적인 제목의 기사를 봤다. ‘Why you should invest in Farmland’. 다시 말해 당신이 농지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광고성 기사였지만, 충분히 참고할 만한 내용이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 농지의 86%는 빌 게이츠 같은 개인이나 패밀리가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연기금이나 보험회사 등 기관 투자자 소유다. 생각보다 기관 투자자 비율이 높았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농지 투자 수익률이 다른 투자를 웃돈다는 것. 농경지는 지난 29년간(1992~2020년) 평균 11.01%의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은 8%, 국채는 5.46%, 부동산은 8.66% 수익률을 기록했다.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농지 투자는 주식, 채권, 부동산과 연동해 움직이지 않아 투자 헤지(hedge) 효과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땅집고] 1992~2020년 미국 내 농지와 주식, 국채, 부동산 등에 각각 투자했을 때 평균 수익률. /포브스


■16년 만에 2.5배 뛰었다

팜랜드의 가치는 계속 오르고 있다. 2021년 미국 평균 농지 부동산 가치는 에이커당 338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7% 상승한 것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에이커당 220달러가 오른 것으로 이는 2012년 이후 최고치다. 네브래스카, 캔자스, 오리건은 10% 이상 가치가 올랐다. 텍사스, 아이오와, 캘리포니아 등은 9%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1995년 에이커당 1329달러였던 것을 생각하면 16년 만에 2.5배 오른 것. 1988년 가치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이후 2009년과 2016년 두 해를 빼고는 매년 가격이 올랐다.

가격이 오르자 최근에는 수십 년간 농지를 보유했던 농부들이 땅을 내놓는 사례도 많아졌다. 자산은 많지만, 캐시 푸어(cash poor) 농부들이 가치가 오르자 현금화에 나선 것이다.

[땅집고] 2005년 이후 미국 내 지역별 농지가격 추이. /포브스


■중요성 커지는데 면적은 매년 줄어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팜랜드의 중요성은 커지는데, 면적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식자재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농경지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UN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2050년 97억 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 인구를 감당하려면, 오늘날 소비하는 음식보다 70%는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인당 소득 증가로 하루 칼로리 섭취량도 늘고 있다. 농담처럼 말했던 음식을 대체할 알약이라도 개발해야 할 판이다.

전 세계 땅의 7%만이 곡물 생산에 적합하다고 하니, 갈수록 농경지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마당에 미국 팜랜드는 계속 줄고 있다. 댈러스만 해도 농장이나 농지가 주택가로 바뀌는 일이 흔하다. CNBC에 따르면 하루에 약 2000에이커의 농경지가 줄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땅집고] 최근 미국에서는 억만장자들이 농지 투자에 뛰어들면서 농지가격이 뛰고 있다. /랜드씽크닷컴


■억만장자 각축장된 농지 시장

농지 투자의 수익은 어떻게 발생할까. 농지 소유주들은 농사 이외에 여러 방법으로 수익을 낸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전체 9억1100만 에이커 농경지의 39%는 농부가 임대해서 농사를 짓고 있다. 이렇게 임대된 농지의 80%는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다. 결국 100% 투자 목적으로 소유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농지 임대료도 계속 오르고 있다. 미국 평균 농지 임대료는 올해 전년 대비 1.4% 상승한 에이커 당 141달러를 기록했다.

가격이 너무 오르면서 불편한 시선도 있다. 팜랜드가 억만장자들의 몸집 불리기 각축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지와 임대료의 가격 상승은 식자재 가격에도 반영될 수 있다.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은 국가적 관심사로 농지를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다. 그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그래서 농지가 더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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