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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기다렸건만…파주 캠프하우즈 개발 벌써 삐걱

뉴스 파주=손희문 기자
입력 2021.08.25 03:58
[땅집고] 경기 파주시 조리읍 미군 공여지 '캠프 하우즈' 부지. 멀리 보이는 도로는 경기 고양시와 파주를 잇는 통일로. /손희문 기자


[땅집고] 지난 23일 오전 경기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 자동차를 타고 통일로를 이용해 파주 삼릉을 지나 1.5km쯤 더 달리자, 오래된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들어선 농촌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 뒤편 한가운데 우뚝 솟은 숲이 보였다. 미군이 2007년 반환한 공여지인 ‘캠프 하우즈’ 부지다. 108만여㎡(약 32만9000평)나 되는 큰 땅인데 미군이 떠나고 15년이 넘도록 각종 개발 소문이 많았지만 그냥 방치된 상태다.

최근 캠프 하우즈 개발이 가시화하면서 낙후됐던 경기 파주시 조리읍 일대에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캠프 하우즈와 주변 지역을 묶어 공원과 4500여 가구 아파트로 개발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한 것. 여기에 지하철 3호선 연장선인 삼송역에서 경의중앙선 금촌역 사이에 6개 역이 신설되는 금촌~조리선(금촌선·총 연장 16km)도 추진되면서 향후 이 노선이 뚫린다면 조리읍에서 서울로 가는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하지만 사업 예정지에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주택조합 3곳이 땅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확인돼 사업 추진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땅집고] 파주 조리금촌선 예상 노선안./국토교통부


■ 13년째 겉돌던 문화공원 조성 사업 본격화

‘캠프 하우즈 개발사업’은 파주시가 반환받은 공여지 108만여㎡를 공원과 아파트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2026년까지 문화공원 61만여㎡를 조성하고, 공여지 초입 47만여㎡에 단독·공동주택 4500여 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파주시는 2009년부터 시작해 13년째 제자리걸음하던 문화공원 조성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캠프 하우즈 공원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초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오는 27일 주민설명회도 개최한다. 이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올 하반기 1단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원 조성 사업 예산은 1500억원 규모다. ▲박물관 ▲청소년수련관 ▲야구장·체육시설 ▲예술인 공방촌 ▲캠핑장 ▲도서관 ▲커뮤니티센터 등이 들어선다. 현지 주민들은 “공원 조성 사업을 시작으로 캠프 하우즈 개발사업이 전체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땅집고] '캠프 하우즈 도시개발사업' 위치도./파주시


■도시개발사업은 산넘어 산… 주민들 “일방적 보상 반대”

문제는 도시개발사업이다. 벌써부터 많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어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개발 대상 토지를 소유한 개인이 보상 과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시행사인 교보증권 컨소시엄과 원주민 간 보상 협의는 진척이 없다. 원주민들은 시행사 제안에 반발하고 있다. 캠프하우즈개발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시행사는 그린벨트에 버금가는 외곽 땅을 이주자 택지로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10년 간 개발제한구역 내 행위제한에 걸려 도시가스조차 쓰지 못했던 원주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땅집고] '캠프 하우즈' 부지 인근 컨테이너에 원주민들이 토지 보상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손희문 기자


더 큰 문제는 사업 대상지에 지역주택조합이 소유한 토지가 상당히 많다는 것. ‘유파크시티 1블록’ ‘유파크시티3블록’ ‘파주원더풀파크’ 등 3개 조합이 이미 조합원 500여명을 모집한 상태다.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면 기존 주택조합을 해체하고 토지를 수용해야 한다. 현재 이 조합들은 도시개발사업에 반대하면서 높은 보상가를 요구하고 있다.

파주시는 지난 6월 3개 주택조합 측에 도시개발을 위한 토지수용 문제로 신규 조합원 모집을 일시 중지하라고 요청했다. 봉일천리 일대 개발사업에 밝은 한 주민은 “파주시가 주택조합 관계자들의 반발을 잠재우고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면 이후 적극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파주시는 뚜렷한 개발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혼선을 키우고 있다. 봉일천리 효성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과거부터 이전 부지에 교도소가 들어온다, 대학교가 들어온다는 둥 개발이 구체화되지 않고 뜬소문만 많았다”며 “이번에 진행한다는 개발 사업도 투명하게 공개된 것이 없다”고 했다.

[땅집고] '캠프 하우즈' 부지 인근 개발 예정지에 포함된 주택가./손희문 기자


파주시는 향후 추진 절차나 계획에 대해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파주시 투자진흥과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의 새 시행자가 올 하반기 내로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며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할 때까지는 구체적인 개발 계획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며 “개발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여러 반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파주=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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